장애인 시설에서 만든 안중근 의사의 서각 작품
장애인 시설에서 만든 안중근 의사의 서각 작품
  • 김명철 전 제천교육장
  • 승인 2024.01.2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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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명철 전 제천교육장
김명철 전 제천교육장

 

필자는 36년 5개월의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지난해 8월 31일자로 제천교육장으로 정년퇴임을 하였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가르치는 일 밖에는 특별한 재능이나 취미도 없었다. 나의 노력과 능력보다 90%가 운이라 생각하며 감사했다. 봉사활동에 관심은 있었으나 봉사정신이나 이타적인 삶을 살았던 사람은 아니었다. 다만 봉사활동을 통해 마음이 아픈 제자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주말에 작은 봉사를 실천한 것이 청주에덴원과 인연이었다. 건강하게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남은 인생을 몸과 마음이 아픈 장애인들을 위해 살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을 꾸었다.

어렵게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고 퇴직 후 지난 9월에 청주에덴원에 재취업을 했다.

에덴원에 오면서 `장애는 차이가 아니라 다름'이라는 원론적인 생각 뿐이었다. 하나님이 사랑하는 한 영혼, 한 인격체로서 에덴원의 장애인 가족들을 예수님의 마음으로 품고 섬기며 함께 생활하려 감히 사회복지사로의 첫 발걸음이었다.

정년도 하고 나이도 많아서 이제는 유통기한이 지난 폐물 같은 인생이지만 이렇게 쓰임 받는다는 생각에 얼마나 감사한지….

과거 청주에덴원에 20여년을 후원하고, 봉사활동을 했던 것 보다 직원으로 사회복지사로 더 많은 것을 알고 경험을 했다.

이 사회에는 정말 좋은 분들, 착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는 것이 다가 아니라 나누고 섬기는 것도 잘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과거 나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리고 서각을 취미 생활로 하는 나에게 에덴원에 만들어진 `에덴이음터'는 정말 멋진 공간이다.

에덴원의 이용인 가족들이 예쁜 이름도 지어주었다. 명패의 글씨도 캘리그래피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장애인 가족 5명이 글씨를 직접 써 주어서 서각하여 입구에 붙였다.

오전 일과를 마치고 오후에는 이곳에서 서각 작업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이곳에서 장애인 가족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아울러 에덴원을 방문하시는 봉사자와 후원자들을 맞이하는 1석2조의 좋은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제천교육장으로 퇴직을 하면서 숙제를 하나 안고 있었다. 제천관내 모든 초, 중, 고등학교에 안중근의사의 옥중 유묵을 서각으로 제작하여 기증한다는 약속이었다. 2024년 푸른 청룡의 해를 맞이하여 열심히 작품을 만들어서 지난주에 제천교육청에 전달을 하게 되었다. 제천 관내 42개 모든 학교에 안중근의사의 유묵이 전시될 것을 생각하니 감개가 무량하였다. 숙제를 해결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그리고 제천의 모든 아이들이 안중근 의사의 나라사랑과 시대정신을 잘 계승해서 21세기 멋진 인재들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필자는 교사로써 20여년을 봉직하면서 우리반의 급훈이 `공부해서 남주자!'였다. 이제는 스스로가 이 말을 실천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동안의 공부한 것을 에덴원에서 장애인들의 친구로 살고 싶다. 미,고,사,축! (미-미안합니다. 고-고맙습니다, 사-사랑합니다. 축-축복합니다.) 애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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