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김동연
서예가 김동연
  • 정인영 사진가
  • 승인 2024.01.2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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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정인영 사진가
정인영 사진가

 

“서예를 하기 위해서는 어긋나지 않는 자기 철학과 노력, 열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강산이 여섯 번이나 변하는 세월을 서예가로 살아온 운곡 김동연이 그동안 걸어온 서예인으로서의 신념을 변함없는 의지와 끈기, 집중력 있는 정신으로 말했다.

“늘 붓을 들고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쓰는 것이 곧 나의 사상과 철학”이라고 말하는 그는 인문적인 교양을 위해 책을 가까이하면서 사색을 동반자로 삼아 길을 걷는 데서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엷은 웃음을 지었다.

이 마음으로 자신만의 느긋한 여유로움을 즐기면서 우리나라의 전해 내려오는 서체를 두루 살펴 글씨의 작품세계를 넓혀왔다고 했다.

충청남도 연기군 (세종시) 조치원에서 1948년 태어난 그가 국민학교 4학년 습자 시간에 서예가인 담임선생님께서 귓속말로 “참 잘한다. 1주일이면 나를 쫓아올 것 같다”고 한 말씀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조치원중학교 재학시절 벽서를 베껴 집에서 쓰고 또 써 어린 나이에 실력을 키웠다.

중학생 때 결혼하는 형님의 사주를 써 화제가 되었고 청주 제일교회 청년교사로 용돈을 벌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청주대학교 서도연구회 창립회원으로 대학서예인 활동을 시작으로 전문서예가로의 길에 들어섰다.

또 해동연서회를 창립해 지역사회 서예발전에 기여했다.

중국과 서예교류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칭따오와 편지교류를 했는데 1995년 한·중 수교를 계기로 한·중 서예인작품 교류전시를 하고 있다.

2019년 갤러리 청주에서 겨레글 2350자 출판기념전을 열었고, 2022년에는 훈민정음 1만1172자전을 써 청주한국공예관 전시실에서 전시했다.

앞으로 훈민정음이 유네스코기록유산으로 등재된 1997년에 비추어 서예가 97명이 삼천리금수강산을 의미한 3033점을 만들어 선보일 계획이다.

이어 서예가 3명과 작품 3점을 더한 100명의 3026점을 선보이는 것과 함께 한국서예가 108명과 외국서예가 108명이 참여하는 전시도 구상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아 보이는 그는 세로 4m50cm, 가로 60cm의 서각 5개년 계획을 시작해 2년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세계문자 문화의 중심인 청주에서 한국서예문화예술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격조 높은 서예작품 창작 활동으로 청주의 서예문화 발전에 역량을 쏟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어린 시절 서예를 배울 때 돈이 없어 중국과 일본의 서예 관련 책을 구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그의 후진들에 대한 배려심은 각별하다. 좀처럼 말이 없어 보이지만 언제나 따스한 말 한 마디 한 마디로 후배들의 성장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한다.

청주에서 오랜 세월이 살아온 그는 청주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그렇게 청주에 뿌리내리고 산 서예가로의 여정이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헌신하겠다고 했다.

“훌륭한 사람이 말씀하신 것을 붓으로 기록한다는 신언서판(身言書判) 에 따라 서예인이 갖춰야 할 덕목을 잊지 않고 지구력과 인내력으로 글씨를 써야 웃어른에 대한 예의도 더불어 익어간다”는 그의 말을 통해 평생 서예인으로 산 그의 철학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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