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입학시즌 `꽃 중고거래' 신풍속도
졸업·입학시즌 `꽃 중고거래' 신풍속도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4.01.22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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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시대 장미·카네이션 등 3년전대비 가격 급등
소비자 부담 … 중고거래 사이트 판매 글 71건 검색

치솟은 물가에 졸업·입학시즌이 겹치면서 꽃 가격이 껑충 뛰어오르자 `꽃 중고거래' 신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22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접속하자 청주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 졸업식에서 주고 받은 꽃다발을 판매한다는 글이 71개가 검색됐고 이 중 이번 졸업시즌 거래로는 20여개가 검색됐다.

`어제 10만원 주고 샀습니다. 졸업식이 끝나서 반값도 아닌 가격에 팔아봅니다', `졸업식에 사진만 잠간 찍고 차에 고이 모셔놨습니다' 등의 다양한 제목의 꽃다발 판매글이 게시돼 있었다.

생화는 2만~5만원, 비누 등으로 만든 조화 꽃다발이나 풍선 꽃다발 등은 7000~2만원대에 거래가 됐다.

실제 지난달말 수곡1동에서 `졸업식 꽃다발로 한시간이내 잠깐 사진만 찍었어요. 5만원에 샀는데 3만원에 판다'는 글이 올라왔고 곧바로 판매가 완료됐다. 11일 전에는 율량사천동에서 `오늘 구입한 꽃다발 팔아요. 오만원짜리. 졸업식에 썼어요'라는 글이 올라왔고 2만원에 거래됐다.

졸업식 꽃다발을 나눔한다는 글도 게시돼 있었다.

당근마켓내 청주지역 꽃다발 중고거래는 5년전 첫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기록이 남아 있었다. 이후 매년 거래 건수가 늘더니 이번 졸업시즌에는 20여개가 올라와 있다.

오는 26일 초등학생 자녀의 졸업식이 있다는 임모씨(여·48·청주시)는 “생화 꽃다발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 혹시나 하고 당근마켓에 접속했는데 꽃다발 판매 글도 생각보다 많아 좀 놀랐다”며 “고물가에 저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아낄 수 있는 부분에서는 아껴보자라는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양재 화훼공판장에서 거래된 장미(화이트뷰티) 한 속의 평균 낙찰 금액은 1만2900원으로 3년 전인 2021년(5900원)보다 118% 상승했다.

같은 기간 꽃다발에 주로 사용되는 또 다른 품종인 카네이션(혼합·대륜)도 6100원에서 1만1700원으로 92% 올랐다. 이밖에 장식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백합(389.1%), 아이리스(105.1%), 거베라(60.9%) 등도 가격이 대폭 올라 모든 품종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는 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로 대면 졸업식 및 입학식이 재개되면서 꽃 수요가 증가한 데다, 최근 난방비 인상으로 화훼 재배농가의 생산비가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꽃집에서 장미와 카네이션 각각 3송이와 안개꽃 등을 골라 적당한 크기의 꽃다발을 만들어도 5만원이 훌쩍 넘는다. 가격에 맞춰 3만~5만원짜리 꽃다발을 만들면 너무 작은 꽃다발 사이즈에 실망하기 십상이다.

최근 자녀의 초등학교 졸업식에 다녀왔다는 학부모 김모씨(47·청주시)도 “경조사를 제외하곤 평소 꽃을 살 일이 없다 보니 시세를 몰랐는데 생각보다 꽃값이 너무 올라서 놀랐다”며 “적당히 비어 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꽃다발을 만들었는데도 7만원 가까이 나오니 앞으로 꽃 구매하기가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모 선임기자

lhm043@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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