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에 장학금 51억 기부 신언임 여사 별세 … 향년 91세
충북대에 장학금 51억 기부 신언임 여사 별세 … 향년 91세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4.01.21 1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못배우고 자식없는 恨
노점상 모은 전재산 쾌척

 

노점상으로 평생 모은 재산을 충북대에 장학금으로 내놓은 신언임 여사(사진)가 지난 19일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청주의 구두쇠 할머니'로 소문난 고인은 일제 강점기인 1932년 빈농의 9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나 힘겨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부친을 졸라 뒤늦게 입학한 주성초등학교를 18세에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 22세에 결혼했지만 젊은 나이에 혼자가 됐다. 이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시장에서 담배 한 개비씩 파는 것부터 시작해 만물상회를 운영하며 억척스럽게 돈을 모았다. 여자라는 이유와 가난한 집안형편으로 배우지 못했고 자식을 두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던 신 여사는 충북대 학생 모두를 아들, 딸로 여기며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신 여사는 1993년 6월 3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탁했으며 이 건물은 이후 2008년 33억원에 매각, 대학발전기금으로 적립돼 가정형편이 어려운 많은 학생에게 학업의 길을 이어갈 수 있는 사다리가 됐다.

2011년 9월엔 개교 60주년을 기념해 추가로 10억3000여만원을 쾌척했고 2018년 12월엔 자신의 마지막 재산인 북문로 1가 소재 8억원 상당의 건물까지 기부했다. 장학금으로 내놓은 재산이 51억3000만원에 달한다.

생전에 고인은 “죽어서도 많은 자식이 공부하는 충북대와 함께하고 싶다”며 대학에 전재산을 희사했다.

충북대는 고인의 이름을 딴 `신언임 장학금', `신언임 충효 장학금', `신언임로스쿨장학금'을 설립해 매년 10명에게 5000여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고 신언임 여사의 장례는 22일 오전 10시 충북대학교장으로 치른다. 장지는 충북대 교내에 마련된 교육독지가 선영이다.

장례위원장인 고창섭 총장은 “평생 어려운 상황에서 학생들을 자식처럼 여기는 마음으로 베풀기만 한 고 신언임 여사의 명복을 빈다”며 “앞으로도 충북대는 고인의 뜻을 기려 인재 양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