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지키는 힘 `팩트체크'
진실을 지키는 힘 `팩트체크'
  • 최경숙 충북교육연구정보원 연구사
  • 승인 2024.01.1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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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최경숙 충북교육연구정보원 연구사
최경숙 충북교육연구정보원 연구사

 

얼마 전, 나의 아저씨가 유명을 달리했다. 배우 이선균씨의 죽음은 신문, 방송, 온라인 채널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빙자한 무책임한 보도와 충분한 사실 확인 절차 없이 이슈화 몰이에만 치중한 일부 유튜버들로 인해 벌어진 안타까운 사건이다.

`국민의 알 권리'는 민주사회에서 정보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고, 이를 통해 개인이 사회·정치적 결정 시 정보에 기반하여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근본적인 권리이며, 특히 언론의 자유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디지털 세상으로 급변하면서 쏟아지는 정보는 많은데,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도대체가 판단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텍스트, 이미지, 음성, 동영상 등을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게 되어 허위 정보 및 가짜 뉴스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기존의 가짜 뉴스가 한번 사람들에게 인식되면 이를 정정하기 쉽지 않고,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2배 이상 빨리 퍼지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비주얼포렌식팀이 있어서 텔레그램이나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영상이 인공지능(AI) 등으로 조작된 것은 아닌지 검증하여 탐사보도물을 만들어서 보도한다. 위성사진 등을 활용해 특정 장소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 확인하는 `지오로케이션', 여러 영상을 모아 해당 장면을 재구성하는 `동기화' 기법 등을 써서 가짜인지 진짜인지를 명확하게 판별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기관이 있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가 운영하는 `SNU 팩트체크센터'는 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한 팩트체킹 플랫폼이다.

이 센터는 32개 언론사와 제휴를 맺고 팩트체크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언론사들이 검증한 사실성 여부에 대한 공적 관심사를 국민에게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해 왔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이슈거리를 명확하게 판정해 알려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2017년 탄생 이후, 매체의 종류나 이념적 성향을 가리지 않고 지금까지 4700개가 넘는 팩트체크 기사를 생산해 시민에게 제공해 왔으며, 모든 기사의 검증근거를 공개함으로써 팩트체크 원칙인 투명성을 높였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검증하는 역할을 하는`팩트체커(Fact-checker)'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열린 문화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그런데`좌편향'이라는 정치권의 지속적인 공세 이후 작년 9월 네이버에서 제공하던 서비스가 종료됨에 따라 SNU 팩트체크센터의 활동이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팩트체크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는 시기에 오히려 팩트체크를 지워버리고 저널리즘의 중심이 흔들리게 되었다.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가 많을수록 팩트체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더 정확한 팩트체크가 필요하다. 광범위한 정보를 올바르게 받아들이고 제대로 확인하는 태도와 습관을 키워야 하며, 불손한 의도를 가진 정보들과 싸워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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