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지지부진 청주 공예촌 조성사업
8년째 지지부진 청주 공예촌 조성사업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4.01.15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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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청주에 추진 중인 공예촌 조성사업이 8년째 지지부진하다.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가 2016년 대규모 공예촌 조성사업을 발표하며 의욕적인 출발을 알렸지만 현재까지 부지 확보조차 완전히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확보된 토지 일부가 경매에 넘어가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거창하게 내세웠던 한국 최대규모의 전통 공예촌 조성사업도 오리무중에 빠졌다.

일각에선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가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사업 주체가 바뀔 것이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 사업 주체가 바뀐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어 보이지만 혹여나 피해자만 양산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청주공예비엔날레를 개최하는 청주시에 공예촌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공예도시 청주'를 뒷받침해줄 문화시설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전통공예촌 조성 사업은 2016년 사업 추진 초기부터 무리라는 견해가 많았다.

이승훈 전 청주시장이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와 공예촌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지만 총 2000여억 원을 들여 공방 70곳과 전통공예기술 양성소 등의 교육시설, 공예품 판매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부터 예산 확보에 의구심이 컸다. 특히 민간 투자와 국비 확보가 불확실하다는 점, 그리고 기존에 조성된 공예촌이 유명무실화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대규모 공예촌 조성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사업에 대한 신뢰성은 부지 변경으로 나타났다.

당초 내수읍 생활체육공원 부지를 공예촌 조성지로 잡았지만 부적격판정을 받으면서 초정리 일대에 조성하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초정리 일대의 땅값이 사업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다시 미원면 쌍이리 일대로 사업부지를 변경해 지금까지 추진하고 있다.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가 미원면에 조성하겠다며 발표한 전통공예촌 조감도를 보면 화려하고 웅장하다.

쌍이리 일원에 30만4000㎡ 규모의 전통공예촌을 조성한다는 계획과 함께 공예 공방 및 주거시설을 갖춘 `전통 한옥 공방'과 공예 기술 연구 및 인력양성을 담당할 `연구·개발(R&D) 센터', 저잣거리와 야외공연장 등 문화시설을 배치해 그럴듯하다.

공예도시 청주에 걸맞은 시설물 같지만 2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 현실은 만만치 않은 현실이다.

실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공예촌 부지 분양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또한 부지 변경이 잦아지면서 공예를 위한 전통공예촌 조성사업이 아니라 개발사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부지 일부가 경매에 붙여지면서 공예촌 조성사업은 신뢰도가 추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 최대 공예촌 조성이라는 홍보가 무색하게 8년째 사업이 진척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이유다. 사업 추진 관계자는 제삼자가 사업을 인수해 6월 재추진하겠다고 밝히지만 그조차 확실치 않다.

민간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청주시의 입장도 정리되지 않고 있다. 청주시는 산업단지계획 승인 절차를 마치고 2023년까지 한국 전통 공예촌 조성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지만 이미 공수표가 되었다.

협회라는 민간단체가 대규모 사업 추진을 하기까지 청주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의문이다. 부지 확보가 기준치에 미달할 때에는 사업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고 하지만 결국 청주시도 책임의 소지가 없다고 할 수 없다.

청주시의 이름을 걸고 공예촌을 조성한다는 홍보만으로도 공신력을 갖기 때문이다. 지지부진한 공예촌 조성사업에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청주시도 확실한 계획을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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