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까지 사는 장수의 비밀
100세까지 사는 장수의 비밀
  • 최지연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
  • 승인 2024.01.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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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
최지연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
최지연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

 

얼마 전 신문에서 흥미 있는 기사 한 편을 읽었다. 덴마크와 미국 연구팀이 2023년 12월 하순, 사람들의 생활 습관에 대한 정보를 근거로 AI가 기대 수명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출시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AI 알고리즘은 사람들이 4년 이내 사망할 확률을 비교적 정확하게 맞췄다고 하니 귀가 솔깃했다. 현재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고 해서 당장 도전해보았다.

연초가 되면 여러 소망을 갖게 된다. 비록 작년에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새해가 주는 희망과 자신감에 기대어 금연에 도전하기도 하고, 올해는 꼭 살을 빼보겠다 다짐하기도 한다. 한 업체가 전국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 새해 소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망의 1위는 `건강'이었다. 응답자의 34.7%가 지지했으며 2위인 `경제적 자유'와 3위인 `경기 안정'을 합해도 1위인 `건강'을 넘어서지 못했다. 건강은 이만큼 모든 사람의 관심사이며, 오래 살고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갖는 소망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건강은 염원만 가지고 이룰 수 있는 목표가 아니기에 올바른 정보와 성실한 실천이 함께 필요하다.

작가이자 탐험가인 댄 뷰트너(Dan Buettner)는 `100세까지 살기'라는 다큐멘터리에서 전 세계 장수촌으로 꼽히는 다섯 지역을 방문했다. 일본의 오키나와, 이탈리아의 사르데냐, 미국 캘리포니아의 로마 린다, 그리스의 이카리아섬, 코스타리카의 니코야 반도까지 그는 이 다섯 지역을 블루존 즉 지구에서 가장 오래,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이라 칭했다.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100세가 넘게 살고, 노화로 인한 질병도 적었다.

그 지역 장수의 비결은 무엇일까?

댄 뷰트너는 블루존들에서 네 가지 공통점을 찾았다. 첫째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다. 그들은 나이가 많든 적든 대부분 걷는다. 식사를 위해, 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걷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 속에서 산다. 또 텃밭이나 정원에서 소일하며 편리한 기계 없이 수작업으로 일할 뿐 특별한 운동은 하지 않는다. 둘째, 올바른 인생관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가 존재하는 이유를 찾고 삶의 목적을 이행한다. 매일 아침 일어나야 할 이유가 있고 자신만의 재능을 실천하며 공동체 속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살아간다. 셋째, 채식 위주의 식사에 와인을 곁들이며 적당량을 현명하게 먹는다. 80% 정도 배가 부르다 싶을 때 식사를 마치고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식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가족 또는 친구와 끈끈한 유대와 모임을 유지하며 소통한다. 친구와 가족은 서로의 건강을 돌보며 올바른 인생관을 실천할 바탕을 마련해 준다.

댄 뷰트너가 제시한 장수의 비결 중 몇 가지나 실천하고 있을까? 운동은 열심이지만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운동을 위한 운동을 한다. 갱년기 탓이라기엔 길어지는 자발적인 고립, 존재 이유가 있나 자꾸 묻게 되는 아침 등 100세까지 사는 건 멀었다 싶다. 그럼에도 힘을 내보는 것은 누군가의 가족이고 친구인 내가 유대와 모임을 통해 조금이라도 선한 영향력을 끼칠 기회는 있다는 점 때문이다. 스스로 움직이려는 태도, 좋은 식습관, 긍정적인 마음은 전파되고 전염되어 공동체를 아름답고 건강하게 바꾼다고 한다.

다시 첫머리로 돌아가, 나의 기대 수명은 몇 살이었을까? 안타깝게도 100세는 아니었다. 현재 나이, 성별, 한 주에 운동하는 횟수, 하루 수면 시간, 흡연 여부, 복용 약 여부 등을 묻더니 당신은 85세쯤 되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단다. 알고리즘은 이 죽음 예측기가 재미일 뿐이라고 신신당부한다. 또 질문 몇 개에 그런 답을 내어놓아 그런지 신빙성도 떨어진다. 85세면 어떻고, 100세면 어떠하랴? 블루존의 네 가지 장수 비결은 실천하며 살만한 가치 있는 원칙 아닌가? 작년엔 실패했더라도 나 역시 새해 희망에 기대어 올해 한번 실천해 보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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