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눈에 소금 388톤 살포 … 제설 과잉대응 논란
0.3㎝ 눈에 소금 388톤 살포 … 제설 과잉대응 논란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4.01.08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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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출근길 교통대란 비판여론 의식 과다 사용
눈 예보 때마다 제설제 살포 … 도로 흰색으로 변해
환경단체·시민 “올해만 수천톤 … 예산 낭비” 지적
/사진=뉴시스 

 

지난해 1㎝ 안팎의 눈에 출근길 교통대란을 겪었던 청주시가 이번엔 제설제 과다 살포 논란에 휩싸였다.

제설제는 가로수 고사와 차량 부식을 유발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사용해야 하지만 청주시가 대외적 비판을 의식해 필요한 양을 넘어서 과도하게 제설제를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8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10시30분쯤부터 다음 날 밤 12시30분까지 3시간 동안 청주전역에 0.3㎝의 눈이 내렸다.

눈이 내리자 청주시 각 구청은 제설작업에 나섰다.

상당구청은 60톤의 소금을 도로에 살포하고 다음 날 오전 15톤을 추가 투입해 총 75톤의 소금을 살포했다. 흥덕구청 160톤, 서원구청 90톤, 청원구청 63톤으로 0.3㎝ 눈에 모두 388톤의 소금이 살포된 것이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된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사용된 소금만 서원구청 564톤, 청원구청 572톤 등 수천톤에 달한다.

이에 대해 “비판 여론을 의식한 예산낭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민은 “출근길에 도로에 나와보니 눈이 내린 줄 알았다”며 “이번 주말에 눈이 별로 오지도 않았는데 도로가 하얘질 정도로 제설제를 뿌린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역시 시의 과잉 대응이라고 입을 모은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단순히 오는 3월까지 눈이 내릴 것을 생각해볼 때 제설제를 수십번은 더 뿌려야 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제설제를 투입한 것 같다”며 “이범석 청주시장이 지난해 제설이 제대로 되지 않아 질타를 받고 이를 너무 의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설제는 관목류(키 작은 나무) 가로수에 치명적이다. 장기적으로 고사, 갈변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차량 부식을 유발하기도 한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시는 과잉 대응 논란에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제설작업을 제때 하지 않아 지난해처럼 교통대란이 또 다시 발생하면 모든 원망은 시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제설제를 안 뿌리면 안 뿌렸다고, 과하게 뿌리면 과잉 대응했다고 말이 나오니까 난처한 상황”이라며 “기상청 예보와 기온 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고 제설작업을 하고 있고 올해부터는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으면 사전에 제설제를 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11월 겨울철 제설 5대 종합계획을 마련해 오는 3월까지 운영한다.

시가 추진하는 5대 종합 대책은 △제설제 사전 살포 강화 △결빙 취약구간 중점관리 운영 △지역 내 국도·지방도·시도 관계기관 협력체계 구축 △제설인원 및 제설자재 확보 △마을자율제설단 운영 등이다.

/이형모 선임기자

lhm043@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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