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생굴 `노로바이러스' 주의보
제철 생굴 `노로바이러스' 주의보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4.01.07 18: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염환자 겨울철 5배 급증


몸살·발열·설사·탈수 증세


백신 없어 위생 관리 중요
청주에 사는 주부 김모씨(56)는 제철을 맞은 굴을 먹고 갑자기 설사와 복통에 시달렸다.

물을 마시기만 해도 다 토해내고,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몸살 기운과 함께 발열 및 설사 증상을 경험했다.

참다 못한 김씨는 결국 병원 신세를 졌다. 진단명은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다.

김씨는 “처음에는 일반적인 장염인 줄 알았는데, 그보다 고통이 심했다”며 “의료진이 나처럼 석화 같은 날것의 수산물을 먹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요즘 많다고 했다”고 말했다.

최근 겨울철 식중독 주범인 노로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등 표본감시 기관 206곳을 통해 집계한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신고 환자 수는 지난해 마지막 주(12월 24~30일) 268명이다.

11월 5~11일(49명)과 비교하면 본격적인 겨울철 들어 두 달 사이 약 5배가 된 셈이다.

노로바이러스는 11월 중순까지만 해도 50명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12월 10~16일 200명을 넘더니 계속해서 증가해 뚜렷한 유행 양상을 보였다.

노로바이러스는 특히 겨울 제철 음식을 먹을 때 조심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245건 가운데 겨울철인 12월부터 2월까지 발생한 건수가 전체의 약 42%인 102건에 달한다. 245건 중 식중독 발생 원인이 규명된 59건 중에는 어패류가 23.7%인 1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 중 11건이 생굴 섭취를 통해 발생했다.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지하수)이나 음식물(어패류 등)을 섭취했을 때 주로 감염되고, 환자 접촉을 통한 사람 간 전파나 환자의 비말을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48시간 안에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사람에 따라 복통이나 오한, 발열을 겪기도 한다.

영아나 면역저하자 등은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지 않으면 탈수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력이 매우 강하고, 일상 환경에서도 사흘간이나 생존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예방 백신이 없기 때문에 감염을 막으려면 기본적인 위생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공간을 구분해 생활해야 하고, 배변 후에는 변기 뚜껑을 닫은 채로 물을 내려야 비말로 인한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

큰나무의원 임건(가정의학과 전문의) 원장은 “노로바이러스 감염으로 탈수가 심하면 수액공급 필요할 수 있다”며 “금식보다 흰죽처럼 부드러운 음식을 먹고 보리차를 끓인 후 식혀서 마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하성진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