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기록문화 창의도시 이후를 생각한다
청주, 기록문화 창의도시 이후를 생각한다
  •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 승인 2024.01.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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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청주 문화의 상징은 직지다. 직지는 세계기록유산의 중심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보 기록기술의 혁신인 `금속활자 인쇄술' 창안으로 지식 문명의 불꽃을 피웠고, 인류의 삶을 진보시켰기 때문이다.

인간의 독창성은 `문화적 DNA'에 기반한다. 문화적 DNA는 인간이 만든 의미와 관념의 세계며 예술과 과학의 근원이다. 인류 삶은 문화를 통해 뇌에서 뇌로, 조상에서 후손으로 전해진다.

핵심은 `기억'이다. 인간의 기억 능력이 문화적 DNA의 시작이다. 뇌는 진화 과정에서 자기의 경험을 단백질에 저장하는 기술을 창안한다. 기억을 전하고 집단 간 공유를 위해 언어가 출현하고 문자가 발명된다. 인간 정체성의 본질인 기억은 문자를 통해 뇌를 벗어난다. 기억은 바위, 나무껍질, 동물 가죽 등에 기록되고 마침내 종이와 만난다. 직지는 바로 이 시기 종이 인쇄술의 혁신인 금속활자 인쇄술의 상징이다.

정보 기록기술은 종이를 넘어 반도체와 유전자 시대를 연다. IT와 BIO 산업은 정보 기록 기술의 첨단이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과 코로나 시기 인류를 지켜낸 신약 개발 기술은 모두 정보기록과 활용 기술의 결과다. 정보기록 기술의 핵심은 세 가지다. 종이 인쇄술의 혁신인 금속활자 인쇄술, 반도체 기록 기술의 핵심인 IT, 단백질 저장 기록 기술의 총아인 바이오 유전공학이다.

청주는 기록기술의 모든 것이 집약된 도시다. 금속활자 인쇄술의 증거인 직지, 반도체 산업의 중심인 SK하이닉스와 SK키파운드리, 바이오 클러스터인 오송 바이오 단지가 있기 때문이다. 청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는 `기록기술'이다.

2020년에 청주는 `기록문화 창의도시'를 주제로 제 1기 법정문화도시에 지정된다. 2024년은 기록문화 창의도시 사업 마지막 5년 차로 사업이 종료되고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는 해다. 청주는 문화도시 최우수 도시로 선정되었고 성과가 가장 뚜렷한 대표적 문화도시로 인정받았다. 청주 도시 정체성의 핵심인 `기록'을 중심으로 개발된 탄탄한 사업, 문화도시센터 스텝들의 열정, 예술가와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 시와 도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성취한 결과다.

문화도시 사업은 지금까지 충분히 잘해왔지만, 지속 가능한 청주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으려면 더 큰 시각에서의 계획과 노력이 요구된다.

먼저 청주문화도시센터, 청주고인쇄박물관, 청주기록원, 유네스코국제기록유산센터 등 기록 관련 단체들이 참여하는 상설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공동의 사업과 역할 분담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기록사업 추진체계와 예산 확보가 절실하다. 100만 청주를 바라보면서 직지, IT, BIO로 연결되는 청주의 대서사시를 새롭게 그려야 한다. 문화도시 이후 새로운 기록문화 창의도시로의 더 큰 도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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