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전가 잔꾀…南 원칙있는 안보 강화에 당황"



정부는 3일 윤석열 대통령을 실명 비방한 김여정 북한 노동장 부부장 담화에 대해 '현 상황을 폄훼하고 책임을 전가하려는 잔꾀'라고 일축했다.



통일부는 이날 '김여정 담화 관련 통일부 (김인애)부대변인 입장'을 내고 "무력 적화통일 의지를 은폐하고 남북관계 긴장의 책임을 대한민국에 전가하려는 잔꾀에 불과하다. 우리 정부의 원칙 있는 남북관계 정상화 및 안보 강화에 대해 북한이 당황한 모습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동생인 김 부부장이 담화로 대남 비난 메시지를 발신하면 '통일부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이 입장을 냈지만 이번엔 이례적으로 부대변인 명의로 대응했다. 김 부부장 담화의 격과 무게감을 낮춘 것이다.



김 부대변인은 문재인정부 시기에 조성된 평화 국면으로 인해 국방력 강화에 전념하지 못했다는 김 부부장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북한은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남북대화를 통해 무력증강의 시간을 허비했다고 거짓 논리를 전개하고 있으나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결코 멈춘 적이 없으며 그 결과를 지금 우리 국민들이 목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9·19 군사합의도 재래식 무기 및 정찰 부문에 열세인 북한 측의 희망을 문재인 정부가 수용한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대변인은 "그들(북한)의 대남 통일 전선전술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으며 대한민국 정부를 흔들려는 시도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기만적 술책에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며, 이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지적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적반하장식으로 우리 국민의 안전과 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우리의 정당한 조치에 책임 전가를 시도하고자 하는 것은 저급하고 비열한 잔꾀에 불과하다"며 "특히 대통령에 대한 무례한 언사까지 서슴지 않고 있는 데 대해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이러한 다급한 입장 발표와 원색적 비방, 인위적 갈등 조장은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외부의 시선과 관심을 끌기 위한 헛된 시도에 불과하다"며 "대북 확장억제 강화 등 우리의 안보 강화에 대한 불안감을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북한 정권이 핵·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면 할수록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며 북한의 희소한 자원을 군비 경쟁에 쏟아부음으로써 스스로의 안보와 경제를 파탄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현 정부와 비교해 전 정부의 대북 정책을 평가한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은 지난 30여년간 수차례 비핵화에 합의해 다양한 상응 조치를 제공받은 후 합의를 파기하기를 반복했으며, 지난 정부와의 대화 기간 중에도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한번도 멈춘 적이 없다"며 "북한의 기만적인 책임 전가 시도에 대해 개탄한다"고 꼬집었다.



국방부도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범죄자가 오히려 선량한 시민이나 경찰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고 핑계를 대는,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이며 궤변에 불과하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확고한 대비태세를 확립한 가운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은 전날 밤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신년메쎄지' 담화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완성하겠다고 공언한 윤 대통령의 신년사를 맹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윤석열은 이번 신년사라는데서 올해 상반기까지 '한'미 확장억제체계를 완성하겠다고 력설하는 것으로 우리에게 보다 압도적인 핵전력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당위성과 정당성을 또다시 부여해주었다"며 "우리는 참으로 '값나가는 선물'을 받았다"고 비꼬았다.



이어 "안보 불안이 대한민국의 일상사가 된 것은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공로"라며 "안보를 통채로 말아먹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그쪽 세상에서는 장차 더해질 것이 뻔하지만 우리에게는 자위적이며 당위적인 불가항력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단단히 공헌한 '특등공신'으로 찬양받게 되어 있다"고 우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