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강 준설사업이 왜 필요한가?
미호강 준설사업이 왜 필요한가?
  • 이근홍 충북도 자연재난과 하천정비팀장
  • 승인 2023.12.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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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홍 충북도 자연재난과 하천정비팀장
이근홍 충북도 자연재난과 하천정비팀장

 

지난 7월 예상하기 힘든 집중호우로 인하여 충북의 하천 주변 지역에 많은 피해가 발생하였다.

현재 하천은 기상 자료를 바탕으로 하천 폭, 제방 높이 등 하천시설의 기준이 되는 하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그 기준에 맞추어 하천 시설을 정비하고 있지만 강우빈도를 초과한 극한호우에는 하천 범람의 위험성을 방지하기 어렵다.

하천 범람의 위험에서 우리가 간과하는 하나의 문제점이 또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하천의 퇴적토사와 하천 내 자생하는 수목으로 인하여 통수단면이 설계기준보다 감소됨에 따라 하천의 수위가 상승하여 하천 범람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미호강도 마찬가지로 그 동안 퇴적되어 있는 토사와 하천 내 왕성하게 자란 수목으로 인하여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우기철마다 수위가 상승하고 있다.

그 동안 미호강 등 국가하천의 준설사업은 환경측면에서 볼 때 수생태계를 일시적으로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사업이 지양되었다.

만약 미호강 주변의 토지가 매우 넓어 자연적으로 형성된 하폭(河幅)을 그대로 활용하여 홍수관리가 가능하다면 오송 참사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았겠지만 우리나라의 다른 하천과 마찬가지로 미호강 또한 제한된 하폭, 제한된 제방높이 안에서 관리될 수밖에 없다. 그래야 하천과 인접한 토지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에서 유지·관리하고 있는 국가 하천은 현재 미호강, 금강 등 6개 하천에 연장은 442㎞에 이른다.

이 중 미호강은 진천군, 음성군, 청주시를 관통하여 흐르는 하천으로 충북도의 6개 국가하천 중 인구 분포가 가장 많은 지역을 흐르고 있어 미호강이 범람되었을 경우에는 가장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

불행히도 금년 7월에 미호강 범람으로 인한 오송 참사와 미호강 주변의 침수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이런 상황이 다음에 다시 발생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고 이와 똑같은 상황이 발생되지 않기를 손놓고 바라만 볼 수도 없다.

금년 오송 궁평2 지하차도 사고 발생을 계기로 하천에 퇴적되어 있는 토사를 준설하여 물그릇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이미 윤석열 대통령이 “치수의 제1번은 `하천 준설'”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

하천법 상 국가하천의 하천관리청인 환경부에서도 하천 준설은 홍수를 막는 수단이라며, 국가하천 준설사업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올해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정부와 국회에서는 미호강을 비롯한 국가하천의 준설사업 예산반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라며, 오송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천 준설로 인한 수생태계의 피해가 다소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하천 준설은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업으로 현 시점에서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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