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누전 사고
안타까운 누전 사고
  • 이재경 국장
  • 승인 2023.12.2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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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성탄 연휴에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오전 5시30분쯤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목욕탕에서 입욕객 70대 여성 3명이 탕 안에서 감전됐다. 이들 모두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의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여탕 안에는 다른 입욕객들도 있었지만 탕 안에 있던 이들 3명 만이 숨졌다. 당국은 전기 누전으로 인한 사고로 추정하고 있다.

목욕탕이 귀중한 인명을 앗아가는 끔찍한 안전 사고 현장 중 하나라는 것을 잘 모르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의외로 유사한 사례가 많다.

지난 2018년 경북 의령군에서도 남자 목욕탕에서 냉탕과 온탕에 있던 60대와 70대 남자 2명이 누전돼 탕에 흘러든 전기에 온몸이 감전돼 그 자리에서 숨졌다.

지난 10월에는 경북 구미시의 대중목욕탕에서 업주인 60대 아버지와 40대 아들이 감전돼 숨졌다. 이들은 손님을 내보낸 뒤 탕 청소를 하다가가 변을 당했다.

2016년 겨울에는 부산 사하구의 목욕탕 한증막에서는 사우나를 하던 50대 여성 2명이 감전돼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몸에 젖은 물기에 전기가 흐르면서 감전된 사고였다.

그제 사고가 나자 관할 행정청인 세종시가 누전 위험이 우려되는 지역 목욕탕 20곳과 실내 수영장 17곳, 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긴급 전기안전 점검을 하기로 했다. 누전 사고가 우려되는 곳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사고가 난 목욕탕이 전기안전관리법에 따라 매년 전기안전공사로부터 정기 점검을 받았고 지난 6월에도 점검 결과 적합 판정을 받은 곳에라는 점이다. 전문 감독 관리 기관의 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은 건물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물론 정기 점검 후 예상치 못한 결함이 추가로 발생해 일어난 사고 일 수도, 또 당일 현장에서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 일 수도 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평상시 그대로 욕탕 안에 있다가 느닷없이 변을 당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는 보통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고 발생과 연관해 우려 되는 곳들이 있다. 전국의 다중 집합 시설들이다. 특히 그 중에 노후된 전통시장들이 눈에 밟힌다.

우리나라에는 전국에 1408개의 전통시장이 있다. 그런데 이중 절반 이상이 대부분 아직도 노후화로 인해 화재에 취약한 게 현실이다. 정부가 전통시장 보존 육성을 위해 전통시장 화재 안전 점검 운영지침까지 만들어 눈을 부릅뜨고 관리를 하고 있지만 해마다 전통시장에서의 화재가 잇따라 발생해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고 있다.

한국화재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전통시장의 화재 발생 원인 1위는 누전으로 나타났다.

2021년의 경우엔 전체 발생 건수의 62.3%가 누전이 원인으로 조사됐을 정도로 전통시장은 전기 화재에 취약하다.

발생하면 대형 화재로 번져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안겨다 주는 전통시장 화재. 겨울철 들어 더욱 경계 태세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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