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토대 선거여론조사
선거의 토대 선거여론조사
  • 김동휘 충북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 승인 2023.12.2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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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동휘 충북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김동휘 충북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서울시에 주민세를 낸 적이 없는 본인은 02로 시작하는 전화는 자신감을 가지고 받지 않았다. 더군다나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번호 아래에 전화번호 정보가 기재된 화면을 바로 볼 수 있는 요즘, 저장되지 않은 번호라면 더더욱 가까이하기 어렵다.

사무실에 출근하여 컴퓨터를 켜면 새로이 접수된 선거여론조사 실시 신고서가 나를 반긴다는 사실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다가옴을 느끼게 한다.

얼마 전 한 시민분께서 계속 걸려 오는 여론조사 전화에 불편함을 느끼고 사무실로 전화를 주신 적이 있었다. 그 불편함에 대해 죄송함을 전하고 차단 방법을 말씀드렸지만 찜찜함은 가시지 않았다.

네이버에 여론조사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나오는 것 중 하나가 `여론조사 전화 차단법'이다. 선거여론조사 담당 주무관으로서는 쓴웃음이 나왔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헛웃음을 지울 수 없었다. 여론조사는 언제부터 `여론조사 전화 차단법'이 검색어 상위 랭킹을 기록할 정도로 민중을 불편하게 만들었을까.

여론조사는 사회 집단의 정치적·사회적 여론을 알아보는 조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전체 구성원 모두에게 여론을 알아볼 수는 없으므로 표본을 뽑아 조사하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물어보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조사방법은 되려 전체 유권자들을 대표하지 못하고 편향된 조사 결과로 1등 후보에게 민심이 쏠리는 밴드웨건효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응답률이 낮고 응답자가 조사 과정에서 질문 중 한두 개만 답변을 할 때도 있어 조사마다 들쑥날쑥한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선거여론조사는 각종 정치·사회적 문제나 정책 등에 대해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아주 유효한 방법이며 특히 현대 민주주의에 있어 선거여론조사는 국민의 대리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정치와 선거영역에서 참여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을 활성화 시키는 등 그 중요성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다만, 선거결과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는 여론조사는 존재할 수 없으며 잘못된 여론조사는 여론조사 자체의 신뢰성을 떨어뜨림은 물론 민의를 왜곡하여 국민의 올바른 선택을 방해하여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의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우리 국민 특히 선거여론조사를 실시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양지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선거여론조사를 관할하는 국가기관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선거여론조사의 객관성·신뢰성 확보를 위해 공청회를 개최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거여론조사기관의 등록요건을 강화하는 방향(분석전문인력 및 상근 직원 수 상향 조정 등)으로 공직선거관리규칙을 개정하였고, 선거여론조사기준에 권고 무선 응답 비율 상향(60% → 70%) 및 유선전화만을 사용한 선거여론조사 규제(공표·보도 금지) 조항을 신설하는 등 여론조사의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거여론조사 결과는 선거권을 가지고 있는 국민의 선택을 수치화한 매우 중요한 지표이다. 선거여론조사 결과가 유권자의 합리적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객관성과 신뢰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련 규정의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국민에게 단지 불편함만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선거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선거여론조사로 거듭나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더욱 건강해지고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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