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주워도 고작 1만원 … 폐지 줍는 노인들 `寒겨울'
종일 주워도 고작 1만원 … 폐지 줍는 노인들 `寒겨울'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3.12.19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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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고물상거래 ㎏당 30~40원 … 지난해比 급락
골판지 수요도 감소 … 업계 재고 등 하락세 장기화
생활고 고령 빈곤층 위태위태 … 사회적 지원 필요

 

급락한 폐지가격이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 탓에 폐지 수집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고령 빈곤층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경기 침체로 폐지가격이 당분간 오를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있어 이들의 생활고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충북지역 고물상에서 거래되는 폐지가격은 1㎏당 30~40원대 수준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당 120~130원씩 하던 폐지가격이 연말에 50~60원대로 반토막 난데 이어 1년만에 또 떨어졌다.

폐지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골판지 수요가 감소한 상황과 맞물려 있다.

골판지는 폐지를 재활용하는 대표 품목으로 포장상자 등의 원료다. 국내외 경기가 둔화하며 포장제품 수요가 줄자 폐지가격도 따라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폐지산업 전반에 찬 바람이 불면서 폐지 수집 노인들의 생계는 위태로워지고 있다.

골판지 수요가 줄면서 전국 폐지 압축상과 제지공장에도 폐지 재고가 쌓이고 있다.

폐지가 남아도는 데다 가격마저 내려가면서 이윤이 남지 않는 까닭에 압축상들도 고물상에서 수거해온 폐지를 받지 않고 있다.

결국 폐지를 수거해 팔 곳이 없어지면서 노인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실태 조사에서 폐지 줍는 노인은 전국에 약 1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충북은 580명 정도다.

폐지가격 급락으로 노인들의 하루 평균 12.3㎞를 움직여 1만428원을 번 것으로 조사됐다.

시급으로 따지면 948원에 그친다. 올해 최저임금 9620원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마저 폐지 1㎏당 가격이 120원이었던 지난해 시세를 기준으로 작성된 연구 결과로 현재 시세를 적용하면 폐지수집 노인 소득은 더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폐지수집 노인이 생계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자원 재생뿐만 아니라 노인 일자리 창출까지 고려한 `단계적 접근'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노인들이 폐지를 줍지 않고도 당장 생계를 유지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국가 지원이 시급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사회적 기업 연계, 국비·지방비 직접 지원을 통해 이들의 수입을 보전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공공형 일자리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도 폐지수집 노인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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