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충혼탑 접근 개선 에스컬레이터 예산 낭비 논란
시립미술관·충혼탑 접근 개선 에스컬레이터 예산 낭비 논란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3.12.14 2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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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운영 불구 준공 11개월째 가동 안해
청주시 추모공원 축소 등 변경 … 사업 취지 반감
준공된지 11개월째 가동을 못한 채 멈춰서 있는 에스컬레이터.
준공된지 11개월째 가동을 못한 채 멈춰서 있는 에스컬레이터.

 

청주시가 시립미술관과 충혼탑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설치한 에스컬레이터가 예산 낭비 논란에 휩싸였다. 취지는 이해하지만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에스컬레이터까지 설치한게 바람직하느냐는 지적과 함께 계획 변경으로 반쪽짜리가 됐기 때문이다.

14일 청주시에 따르면 사직동 시립미술관과 충혼탑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사직대로~시립미술관을 연결하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다. 이 에스컬레이터는 25m 길이로 2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들여 지난해 6월 착공, 올해 1월 준공했다. 현재 이 에스컬레이터는 관리주체가 없어 11개월째 가동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시가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추진한 이유는 시립미술관 접근성 개선과 충혼탑 추모공원 조성사업 때문이다. 사직대로~시립미술관 구간은 평균 경사도가 22%로 일반 생활기준 경사도(5.56%)보다 4배 가까이 가파르다. 이 때문에 이동이 불편한 사람은 물론 일반 시민 접근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충혼탑 추모공원 조성을 추진하면서 세부사업으로 서로 연결될 시립미술관, 충혼탑, 충북중앙도서관의 접근성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시는 미술관 앞 3층짜리 건물을 매입해 철거한 뒤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사업계획 수립 당시 사직대로~미술관을 1단계로, 미술관~충혼탑 구간을 2단계로 나눠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다는 게 시의 복안이었다.

하지만 청주아트홀 측에서 출연자 대기실 등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바로 옆 직지문화의집 건물을 아트홀에 주고 직지문화의집은 시가 매입한 이 건물로 이전하기로 하고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

시는 공사를 하면서 건물 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시립미술관을 갈 수 있도록 건물 옥상과 미술관 진입도로 중간을 연결하는 나무 다리를 놓았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시립미술관을 쉽게 갈 수 있어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추모공원 조성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대폭 축소됐고, 2단계 사업이 백지화되면서 에스컬레이터 설치는 사업 취지와 거리가 멀게 됐다.

그러나 시는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강행했다. 사직대로에서 에스컬레이터 출구까지는 거리가 대략 30m 정도로 걸어가도 5분도 채 안걸리는 곳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 것이다.

결국 사업 취지가 반감됐는데도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강행해 엘리베이터와 함께 운행하게 되면서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시는 에스컬레이터 운행 관리를 위해 내년 1월 기간제 1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시민 이모씨는 “시립미술관 접근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되는데 에스컬레이터까지 설치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예산 낭비”라며 “사업 필요성이나 타당성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아 생긴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형모 선임기자

lhm043@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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