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 이자 부담에 `죽을맛'
서민들 이자 부담에 `죽을맛'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3.12.1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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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월평균 11만4900원
옷·신발 구입비보다 더 ↑
고금리탓 18년만에 첫 역전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고물가에다 고금리로 인한 이자비용탓에 서민들의 `의식주' 지출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같은 서민 가계 지출 위축의 장기화는 결국 자영업의 어려움으로 나타나는 등 서민경제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13일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보면 올 들어 가계의 금융 이자 부담이 처음으로 `옷·신발 구입' 지출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이자 비용이 급격히 늘어난데다 물가 압력까지 누적되면서 당장 필요치 않은 옷·신발 지출부터 줄인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 가계 월 평균 이자 비용은 11만49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분기) 9만5500원보다 무려 20.4%(1만9400원)나 늘었다. 가계 월평균 이자비용은 지난해 1분기 8만2000원 수준을 보이다 4분기 10만원을 넘어선 데 이어 연속 3분기째 치솟으면서 11만원을 웃돌고 있다.

기록적인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계의 이자 비용 부담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가계 지출 가운데 의류·신발 구입을 위한 지출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올해 2분기의 의료 신발 구입 지출이 1년 전보다 8.5% 줄어들며 감소추세로 전환했다. 이후 올 3분기엔 10만4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1만7700원보다 14%인 1만3700원이 줄었다. 의료와 신발 구입 지출(10만4000원)이 금융이자 비용(11만4900원)보다 낮아진 것이다.

금융 이자 비용이 의류·신발 지출보다 커진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이런 역전은 고금리·고물가 여파라는 것이 관계 당국의 분석이다.

고물가속 높은 이자 비용 탓에 가계의 실질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서 옷·신발 소비를 줄인 결과란 분석이다. 특히 올해 2·3분기 가계 소비지출 12개 항목 중 의류·신발 구입 지출의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물가·고금리 기조 장기화가 가계 살림에 어떻게 현실화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도서·외식비 등 서민생활 지출 위축으로 확대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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