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의 굴레' 갇힌 자영업 취약차주
`빚의 굴레' 갇힌 자영업 취약차주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3.12.11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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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충북본부 대출 현황·잠재리스크 점검결과 발표
3년새 대출 145% ↑ … 비취약차주 3배·전국평균 2배
코로나19·고물가·고금리 탓 … 리스크 관리 시급 지적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충북에서 자영업을 하는 취약차주들의 대출이 코로나19 이후 크게 증가한 가운데 고물가, 고금리 여파로 취약차주들의 채무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충북의 연체율이 전국 평균보다 낮아 리스크는 현재화되지 않았지만 취약차주들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한국은행충북본부는 11일 충북지역 자영업 영위 취약차주의 대출 현황 및 잠재리스크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점검 결과 충북은 2020년 하반기부터 자영업 영위 취약차주의 대출이 비취약차주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자영업자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확대됐다.

취약차주는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상태(통상 하위 30%이내)이거나 저신용(7~10등급)인 사람들을 말한다.

올해 2분기말 충북지역 자영업 영위 취약차주의 대출은 2019년 4분기말 대비 145.0%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비취약차주의 대출 증가율 49.3%보다 3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또, 전국 평균(60.6%)을 2배 이상 상회하는 것이다. 반면 충북지역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율(57.6%)은 전국(52.0%)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 그쳤다. 올해 2분기말 충북의 취약차주 비중(13.6%)은 17개 시·도 중 세종(14.1%), 울산(13.8%)에 이어 3번째로 높다.

충북 자영업 영위 취약차주의 대출 증가는 다중채무 상태이면서 저소득인 차주의 대출이 늘어난 데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자영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경영활동을 위한 자금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확대되면서 저소득 차주의 대출이 증가했다.

충북은 자영업 영위 취약차주의 대출이 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해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됐지만, 연체율이 낮아 리스크가 현재화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고물가,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자영업 영위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을 가중시켜 지역경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한국은행은 우선 자영업자 대출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자영업자의 경영상황, 재무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 확충, 채무상환능력 및 부실가능성 점검을 위한 주기적인 모니터링 실시 등이다.

또한 부채 관리를 통한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 제고 도모를 주문했다. 지역 내 부실위험이 높은 취약차주에 대해서는 채무 재조정을 촉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자영업자의 부채구조를 개선해 자영업자 대출의 건전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내 정보소외계층이 정부·금융기관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할 필요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경영 개선 및 지속불가 자영업자 재기 지원 필요성도 들었다. 지역 내 자영업자의 경영환경 개선에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폐업 희망 자영업자의 폐업 진행 과정을 돕고, 향후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빈 일자리와 연계해 취업을 알선하는 방안 강구 등을 제안했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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