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교육이다
공간은 교육이다
  •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학교 사서교사
  • 승인 2023.12.1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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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 읽기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학교 사서교사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학교 사서교사

 

학교 도서관에서 일하다보니 공간에 대해 계속 생각해 보게 된다. 학생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일하는 나도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생명초중 같은 경우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함께 도서관을 이용하기에 더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놀이 공간을 갖추고 한쪽에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은 좋았으나 안전사고 위험이 커서 구조를 바꿨다. 소파를 두어 공간을 분리하려고 했는데 의도와는 달리 소파를 타고 넘어가서 소파 위치를 바꿨다. 그렇게 소소하게 이것저것 바꿔 보며 도서실을 운영하고 있다. 놀이 교구 위치를 바꾸거나, 책상과 책장 위치만 바꿔도 학생들 분위기나 공간 자체의 느낌이 달라지더라.

전임교에서 학교도서관 현대화사업을 진행하며 액세스플로어 바닥을 철거했다. 층고가 13cm 정도 높아졌다. 체리색 나무 서가를 들어내고 환한 갈색 서가로 바꿨다. 아이보리색 벽을 하얗게 칠했다. 그러니 공간이 차분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학생들이 서가 사이에서 뛰어도(뛰면안 된다) 전처럼 소리가 울리지 않았고, 밝은 서가 탓에 전체적으로 분위기도 밝아졌다.

어떻게 공간을 조성하고 운영하는가에 따라 분위기가 바뀐다는 것을 경험하다 보니 자연스레 공간 구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건축, 인테리어 책이 있으면 살펴보고 읽게 된다.

도서`공간은 교육이다(김경인 지음·중앙북스)'를 읽었다. 책은 주거공간, 교육공간, 문화공간, 도시공간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각자의 공간 구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공간 구성을 어떻게 했는지, 어떤 효과가 나타났는지가 소개되어 있다. 가수 이적의 어머니로 여성학자인 박혜란 교수는 아들 셋을 전부 서울대에 보낼 수 있었던 비법으로 거실 공부를 꼽고 있다. 거실에서 함께 공부하고, 공부를 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박 교수의 사례 외에도 아이가 어리지만 계속 신문을 가깝게 접할 수 있도록 거실에 신문을 두거나, 책상 위치를 바꾸거나 의자를 고정형 의자로 바꾸거나 식물을 키운다든가 등 소소한 활동으로 공간이 달라지는 사례를 들고 있다.

교육공간에서 도서관 사례가 많이 나와서 나중에 학교도서관 현대화 사업을 하게 된다면 하고 싶은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 문화공간에서도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 등의 공간 구성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 주고 있다. 도시공간을 자연과 가깝게 조성하고, 시선을 끄는 여러 작품을 전시한다든가 등의 방법으로 사람을 키우는 도시를 구성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학교 공간을 혁신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많다. 몇 년 전만 해도 가정 인테리어 외 공공, 학교 건물에 대한 보고서를 찾기 어려웠는데 공공건물도 여러 선생님과 건축가들의 사례를 담은 책들이 출간되고 있다. 보면서 `다시 그리는 학교 공간(휴머니스트)' 라던가, `학교 공간, 이렇게 바꿨어요!(창비교육)'은 읽어봐야겠다 싶어 찜해놨다.

요새 새로 지어지는 학교는 학교 공간 구성에 다양한 시도를 한 흔적이 보인다. 물론 다 좋은 시도는 아니고, 대체, 이걸, 왜? 하는 물음이 떠오르는 공간 구성을 한 곳도 많다. 앞으로도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내가 현대화사업을 했을 때와 달리, 학교 공간 혁신 등으로 검색하면 책이 검색되는 것을 보니 이 분야에 목말랐던 것이 나만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연말에는 시간을 내어서 일단 집부터 정리하고, 도서관도 작은 것부터 바꿔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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