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번호 알길 없어” 시민 혼란
“바뀐 번호 알길 없어” 시민 혼란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3.12.10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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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시내버스 노선 전면 개편 첫날
정류장 곳곳 노선도 미교체·정보 안내기 `먹통'
인터넷포털 기존 노선만 안내 … 통합노선 `깜깜'
“사전준비 부족” 불만 목소리 … 민원실 문의 폭주
청주 시내버스 노선개편 첫 날인 9일 상당구 용암동 세원아파트 앞 정류장에서 한 시민이 버스 정보 안내기를 눌러보고 있다. /이형모 선임기자
청주 시내버스 노선개편 첫 날인 9일 상당구 용암동 세원아파트 앞 정류장에서 한 시민이 버스 정보 안내기를 눌러보고 있다. /이형모 선임기자

 

청주시 시내버스 노선 전면 개편 첫 날인 지난 9일 낮 12시10분 서원구 수곡동의 한 버스 정류장.

시민들은 새로 바뀐 버스 번호와 경로 등을 파악하느라 버스 노선도와 정보 안내기를 연신 들여다봤다.

하지만 정보 안내기를 눌러도 안내가 되지 않았고 버스 번호도 뜨지 않았다.

823번 시내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던 한 승객은 결국 버스가 많이 정차하는 정류장을 찾아 떠났다.

최모씨(여·55)는 “버스 정보 안내기에 노선 버스가 없어 한참을 눌러봤지만 작동되지 않았다”며 “준비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시 시내버스 노선이 2004년 이후 17년 만에 전면 개편됐지만 시행 첫 날부터 혼선이 빚어졌다.

개편 사실을 몰라 헤매는 시민부터 버스 정보 안내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까지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이날 육거리시장 앞 정류소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정보 검색이 서툰 고령자들은 바뀐 노선버스 번호를 몰라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거나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잠이든 아이를 등에 업고 있던 한 할아버지는 “손자와 육거리시장에 나왔는 데 집에 돌아가는 버스 번호를 모르겠다”며 주변 젊은 사람들에게 묻고 다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버스 노선도를 교체하지 않은 정류장이 많아 시민 불만이 컸다.

시는 지난달 24일 시내버스 노선 개편 최종안을 공개하면서 버스와 승차장 내에 노선조정 홍보물을 부착하고 휴대용 버스노선도, 홍보 광고지를 배부하면서 노선 개편을 홍보해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사전 준비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용암동 세원아파트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강모씨(여·67)는 “815번을 기다리면서 기계를 눌러도 번호가 뜨지 않는다”며 “노선도를 바꿔 놓지 않아 몇번을 타야할지 답답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옆에 있던 이모씨(57)는 “노선도를 바꿔놓지 않아 자주 타던 버스가 몇번 노선 버스와 통합됐는지 알수 없다”며 “버스 기사한테 물어서 타야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에서 제공하는 버스 노선 번호도 뜨지 않기도 했다.

대학생 이모씨(23)는 “네이버에서 타고 싶은 시내버스 번호를 치면 노선이 나오는데 새로 통합된 버스 노선은 검색되지 않는다”며 “통합된 노선과 버스 번호를 잘 기억해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4일부터 시내버스 노선 개편 전화·방문 민원을 처리하는 민원대응팀 7명과 현장에서 민원에 대응하는 현장대응팀 18명을 운영하며 시민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시청 민원대응팀과 콜센터 등으로 걸려온 민원 전화는 약 280통에 달했다.

시 관계자는 “바뀐 버스 노선을 물어보는 민원이 많았다”며 “민원실과 관련 부서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시민 불편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모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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