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회장, 시공능력 앞선 계룡건설 밀어주나
현 회장, 시공능력 앞선 계룡건설 밀어주나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3.11.30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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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설협회 차기 회장 선거 무슨일 있었나
“우월적 지위 남용 후보등록 차단 … 중대한 불법행위”
전 충북도회장 부정선거 의혹 제기 … 예비후보 사퇴
전 서울 · 대전시회장 2파전 압축 … 오는 15일 확정

대한건설협회 차기 회장 선거를 놓고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해 선거준비를 해왔던 윤현우 전 건설협회 충북도회장(삼양건설 대표)는 지난달 30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장 예비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윤 전 회장은 그 이유로 현 김상수 대한건설협회장의 선거 공작의혹을 제기했다.

윤 전 회장은 “김상수 대한건설협회장은 최소한의 중립을 지키지 않고, 저에게 예비후보 사퇴를 종용하며 다른 예비후보가 당선하도록 해야 한다는 압력을 가했다”며 “사퇴 종용 문자도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앙회장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저의 후보 등록을 막으려는 중대한 선거방해 불법행위”라며 “김 회장은 그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윤 전 회장은 “짜인 각본에 의해 불공정하게 진행되는 선거에 계속 임하는 것은 모두에게 돌이키지 못할 상처만 남길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로써 대한건설협회 29대 회장 선거는 나기선 고덕종합건설 대표(전 서울시회 회장)와 한승구 계룡건설산업 대표(전 대전시회장)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전국 157명 대의원 중 20%의 추천서를 받아 정식 후보로 등록하면 12월15일 대의원 투표로 당선자를 결정한다.

회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전국 대의원 157명 중 20%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대의원 31명 추천을 확보하지 못하면 후보 등록을 할 수 없다.

대의원 수는 서울 28명, 경기 20명, 경남 14명, 경북 13명, 전남 12명 등 순이다. 지역세가 약한 충북은 8명, 제주는 4명에 불과하다.

충북 건설업계에서는 김상수 대한건설협회장이 계룡건설산업을 밀어주는 분위기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계룡건설산업은 대전에 본사를 둔 시공능력평가 18위의 종합건설업체다. 정부세종청사 1단계 건물과 세종 충남대학교병원, 충남도청 등을 지은 대전·세종·충남 건설업계의 맏형 격이다.

반면 윤현우 대표가 운영하는 삼양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전국 480위에 그쳤다. 토목·건축분야 평가액이 479억원으로 계룡건설산업(2조4033억원)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충북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원(5472억원)도 계룡건설산업의 22.8% 수준에 머문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한건설협회장은 시공능력으로 뽑는 자리가 아님에도 사세가 큰 계룡건설산업을 밀어주는 느낌이 짙다”며 “2017~2020년 유주현 전 회장의 신한건설도 시공능력평가 683위였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충북 건설업계를 홀대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지역 경제계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김상수 회장은 선거 개입 논란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0월26일 선거 활동이 시작된 후 대의원에게 선거와 관련한 통화를 한 적이 없다”며 “선거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오해와 억측이 나오고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형모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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