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문화 시작은 `나'로부터
안전문화 시작은 `나'로부터
  • 박상복 안전보건공단 충북지역본부장
  • 승인 2023.11.28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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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박상복 안전보건공단 충북지역본부장
박상복 안전보건공단 충북지역본부장

 

지난 10년간 사고사망자수가 100명 가까이 크게 감소한 적은 2014년(98명 감소)과 2019년(116명 감소)이다. 이 기간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전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2014년 4월에는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인 세월호가 침몰했고, 2018년 12월에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야간에 작업하던 약관의 근로자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두 사고는 전 국민을 슬픔에 빠뜨렸으며 안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2014년 4월 이후 안전관련 제도나 인력, 예산 등이 크게 변화하지는 않았고 `사고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라며 기업도, 일하는 사람도 극도로 조심하는 사회적 분위기뿐이었다.

2018년 12월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이후에는 산업안전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높아지며 하청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도록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관심은 식어갔고 사고사망은 다시 증가하였다. 2015년에도 전년 대비 감소(37명 감소) 하는 듯하였으나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사고사망자수는 증가세였다. 마찬가지로 2019년 사고사망자는 감소하였으나 2020년 사고사망자수는 다시 증가하였다.

사고가 잊히지는 않았지만 슬픔은 무뎌졌고, 안전에 대한 관심은 점차 식어갔다. 관심이 낮아지면 사고사망은 높아진다. 안전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여 사회 구성원이 공유하는 가치와 행동방식을 형성하는 안전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전문화의 대표적인 예로 자동차 안전벨트를 들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서 조사한 안전벨트 착용률을 보면 운전자석은 2010년(79.8%)부터 2020년(92.0%)까지, 동승자석은 2014년(7.8%)부터 2020년(33.1%)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국가지표체계에 따르면, 교통사고는 인구 10만명당 2011년(444건), 2012년(445.5건), 2015년(454.8건)으로 2020년(443.5건)으로 불규칙적인 증가와 감소가 반복된다.

그렇다면 교통사고 사망률은 어떠할까?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2010년(11.1명)부터 2020년(6.0명)까지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안전벨트의 영향으로 볼 수는 없지만 안전벨트 착용률이 증가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줄어드는 것은 분명하게 보인다. 사람들이 안전벨트를 착용하게 된 이유에는 제도개선, 자동차 시스템 등의 이유도 있지만 `안전벨트는 생명벨트' 등 안전벨트를 꼭 착용해야한다는 인식, 즉 안전벨트 착용 문화가 제대로 정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하는 일터에도 안전벨트는 분명 존재한다. 안전모, 안전화, 안전대 등 개인보호구 착용뿐만 아니라 사고 예방을 위한 기본 안전수칙들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기본 안전수칙들이 자신이나 동료를 지켜주는 수단이라기보다는 작업에 방해가 되는 걸림돌, 불필요한 비용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치더라도 소는 돌아오지 않는다.

영국 산업안전을 획기적으로 바꾼 로벤스 보고서에 따르면 “단 하나의 만병통치약도, 간단한 지름길도 없다. 이 분야의 진전은 극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인내심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개개인의 마음속에 일터 안전보건이라는 주제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개개인 즉, `나'의 산업안전에 대한 관심과 노력으로부터 안전문화가 자리매김해야한다. `나'의 몸을 지키기 위해 안전수칙을 지키고 `나'의 사업장을 지키기 위해 안전에 대한 비용을 아끼지 않으며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조성하고 나아가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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