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집중력
도둑맞은 집중력
  • 오승교 중원교육문화원 사서
  • 승인 2023.11.2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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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 읽기
오승교 충북교육문화원 사서
오승교 충북교육문화원 사서

 

등산을 하다 보면 너무나도 숨이 막히고 힘든 순간이 찾아온다. 분명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아직도 오르막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너무 힘들어서 거의 반포기 상태로 하염없이 앉아 있으면 정상에서 내려오던 어르신들이 한마디 툭 내뱉는다. “거의 다 왔어요, 조금만 더 힘내요.” `거의 다 왔다'는 말은 약간의 거짓말을 보태서 등반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계속 들은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선한 거짓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짓인줄 알면서 이번엔 진짜겠지하며 마지막의 마지막 힘을 짜내어 다시 정상을 향해 힘을 냈던 추억 모두가 있을 것이다.

도서 `도둑맞은 집중력'(요한 하리 저)은 `집중력' 저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동안 집중력은 개인의 의지에 달렸다고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현대 사회에 수많은 사회적 현상과 환경들로 인하여 집중력은 도둑맞았다고 이야기한다. 아무리 개인이 집중을 하려고 해도 수많은 시스템에 의해서 집중력에 한계를 느끼게 만들고 방해를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요즘 대부분의 사람이 핸드폰을 갖고 있다. 우리가 핸드폰을 하루에 가장 길게 안보는 간격의 시간은 얼마나 될까? 또한 SNS를 하다 보면 많은 정보를 얻는데 SNS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스크롤을 내려도 끝없이 정보들이 계속 생성된다. 잠깐 휴식을 이용해 보려다가 한두 시간을 훌쩍 넘기는 것은 보통 일이 되었다.

둘째, 알고리즘이 설정되어 있어 나의 관심사와 관련된 정보들을 끊임없이 제공해준다. 만약 내가 여행에 관심이 있어 찾아본다면 다음 접속 시에는 수많은 여행지의 사진부터 영상, 특가 상품들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양한 정보를 펼쳐놓고 기다린다.

이러한 시스템뿐 아니라, 가공식품, 너무 많은 노동시간, 뛰어놀지 못하는 아이들의 교육 등 우리의 집중력을 훔쳐간 여러 가지 사례들이 소개된다.

그렇다면 집중력을 되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에서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감시자본주의(ex: 알고리즘 분석)에 대한 법적 제재, 주 4일제 시행,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 가공 음식 줄이기, 충분한 수면, 일회용품 줄이기, 느린 수련하기 등을 언급하고 있다.

현대 사회는 무엇인가에 집중하기가 너무 어렵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힘들었다. 수시로 울리는 핸드폰 알람, 습관처럼 바라보는 SNS, 잡다한 생각 등으로 인해 쉬지 않고 30분을 독서에 집중하는 것도 힘들었다.

집중력에 대해 책을 통해 사회적 구조와 환경에 대해서 인식했다면, 개인적인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앞서 등산의 비유처럼 달성 가능한 목표가 앞에 있다면 초인적인 집중, 즉 몰입의 단계에 다다를 수 있다. 장기적인 목표와 그 목표를 향해 매일의 목표를 잘 세운다면 순간순간 힘들어서 쉴지언정 절대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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