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시외버스 노선 … 서민 발 묶인다
사라지는 시외버스 노선 … 서민 발 묶인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3.11.23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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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코로나 이전 대비 150개 → 69개 감소
이용객 급감 이유 감차 … 엔데믹에도 정상화 안돼
경영 악화 · 운전기사 구인난 등 업계 `깊은 한숨'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시외버스가 코로나19사태 이후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용객 감소와 운전기사 부족 등의 이유로 4년 사이 노선이 3분의 1이상 줄었다. 이동수단이 사라진 이용객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22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현재 도내 16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운영 중인 노선은 총 150개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81개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버스 이용객이 급감한 후 정상화가 되지 않아 나온 현상이다.

실제로 올해 충북 시외버스 월평균 이용객은 평균 52만9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88만7000명 보다 무려 40.4% 줄었다.

이러한 현상은 기존 이용자들의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청주에 거주하는 이모씨(44)는 최근 전남 여수에 가려 했지만 실패했다. 청주~여수 시외버스 운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청주여객터미널 홈페이지에는 이 노선에는 오전 9시15분과 오후 2시40분 2대가 배차돼 있지만 `임의 결행' 안내가 떠 있었다. `임의 결행'은 코로나19 이후 운행이 중단된 노선을 의미한다.

이씨는 결국 친구 차를 빌려 타고 여수로 갔다고 했다.

노선이 남아 있더라도 운행 횟수가 크게 줄어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괴산군민 서모씨(62)도 최근 청주의 요양원에 입원해 있는 어머니를 면회하기 위해 청주와 괴산 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했지만 2시간 안팎의 시간에 한 대씩 배차돼 있는 운행시간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불과 몇년전만 하더라도 한 시간에 한 대꼴은 배차됐기 때문이다.

괴산~청주 간 시외버스는 하루 16대가 배차돼 있지만 실제 운행은 하루 7대에 불과했다.

옥천시외버스터미널의 경우 평일 9회 운행했던 대전 방면 평일 노선이 4개로 줄었다. 청주 방면 노선은 2019년 이전 17개였으나 현재는 4개 노선만 운영될 뿐이다.

경북 안동 등 이용객이 적은 노선은 하루 6회 운행에서 금·토·일만 2회씩 운행한다.

이 때문에 이용객들은 인근 대도시의 버스터미널로 이동하는 우회방법을 쓰거나 같은 곳에 가는 이들과 카풀을 하기도 한다.

재정 문제에 운전기사 구인난까지 겹쳐 감차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충북 시외버스 운전기사는 2019년 12월 기준 554명이 있었지만 현재는 290명밖에 남지 않았다.

시외버스업계 관계자는 “시외버스 주요 이용객인 학생 등 승객이 지속적으로 줄면서 대부분의 업체가 경영악화에 시달리면서 자구책으로 노선과 운행횟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운전기사 수급이 어려워진 것도 한 원인”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형모 선임기자

lhm043@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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