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없는 바역으로 럼피스킨병 확산 차단해야
빈틈없는 바역으로 럼피스킨병 확산 차단해야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3.11.23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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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이형모 선임기자
이형모 선임기자

소 바이러스 질병인 럼피스킨병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10월20일 충남 서산시의 한우 농장에서 처음 발병이 확인된 뒤 이달 21일까지 전국에서 107건의 확진 사례가 나왔다. 충북에서는 지난달 23일 음성에서 발병이 보고됐다. 이달 6일과 11일에는 충주에서 13일과 17일에는 청주의 방역이 뚫렸다.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될 상황이다.
럼피스킨병은 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모기와 같은 흡혈 곤충이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과 사료 등에 의해 전파된다고 한다. 감염된 소는 고열과 함께 피부에 혹덩어리가 생기는 특징을 보인다. 폐사율이 10% 이하이고 구제역과 달리 공기로 퍼지진 않지만 전파력이 강해 국내에선 1종 법정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확인된 이 병은 유럽과 러시아로 동진하면서 2019년 방글라데시를 시작으로 아시아 국가로도 번졌다. 국내 유입이 시간문제였던 셈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10일까지 전국 모든 소(407만6000두)에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는 3주가 걸린다고 하니 자칫 지난한 싸움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북, 전북 등 전국에서 확산세도 이어지고 있어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난 10월23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충남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소 럼피스킨병 방역을 철저히 해달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의원은 “축산 농민들이 불안하게 느끼고 있다”며 “효과적인 감염통제 방법은 무엇인지 찾아 빨리 대처해 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당 강병원 의원도 “소 살처분 보상금이 국비 80%, 지방자치단체 20%로, 서산·당진·태안 등 재정 상황이 열악한 지자체의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 재정지원이 없어 축산농가가 두 번 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금 시점에서 럼피스킨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선 농가의 방역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농가 간 접촉 자제와 농장에 외부인 출입 차단, 농장 내 소독과 세척 등 농가 스스로 기본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사육소에 대한 적극적인 관찰을 통해 감염 의심개체가 있는지 확인하고 발견 즉시 신고하는 등 책임을 다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잊을 만하면 가축전염병이 재발하는 것은 가축들이 비좁은 공간에서 길러지는 환경이 1차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사후약방문’ 식이던 가축 방역 패러다임을 선제 대응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농민과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상기후와 교역 증가로 인해 새로운 전염병이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감염 확산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 가축 밀집 해소 등 근본적인 사육환경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가축 검역 및 방역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볼 문제다. 
무엇보다 농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방역당국의 지시를 철저히 이행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축산 관계자는 기본 방역수칙을 반드시 이행해야하고 사육소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의심소 발생시 신고에 협조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방역 최일선에서 뛰는 현장 인력의 처우를 개선하고 차단 방역에 더욱 힘써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해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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