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잡다 총 맞고 숨져 … 수렵안전 비상
가재잡다 총 맞고 숨져 … 수렵안전 비상
  • 권혁두·하성진기자
  • 승인 2023.11.2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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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서 30대 사망 … 60대 엽사 “멧돼지로 오인”
충북 올해 두번째 … 최근 5년간 9명 사상자 발생
수렵장 100~200m 밖 마을 위치… 주민들 불안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옥천에서 수렵장 내 총기사고로 가재를 잡던 30대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겨울철 순환 수렵장 운영이 본격화하면서 총기 안전사고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오후 10시25분쯤 옥천군 동이면 지양리 계곡에서 일행 2명과 가재를 잡던 A씨(38)가 엽총을 맞고 쓰러졌다. 목 부위 관통상을 입은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옥천경찰서는 엽사 B씨(60)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멧돼지로 오인해 총을 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기엔 열화상카메라가 달려 있었지만 카메라로는 형체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아 가재를 잡느라 허리를 숙이고 있었던 A씨를 멧돼지로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B씨는 옥천군 수확기 피해방지단 소속 엽사로 정상적인 총기 소지 허가를 받아 활동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에서는 최근 5년간 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역시 총기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졌다. 지난 4일 충주시 산척면 명서리 민등산 정산 인근에서 수렵활동을 하던 김모씨(58)가 동료 엽사 배모씨(64)가 쏜 엽총 탄에 맞아 숨졌다.

잇단 사고로 순환 수렵장 인근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유해 야생동물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시행하는 제도가 되레 주민에게 공포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엽사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곳은 인근에 마을이 있다. 주민들은 수렵장과 100~200m밖에 안 떨어진 지점에 생활 터전을 잡고 있다.

주민들 대부분은 수렵장 관리 인력 증원 등의 안전장치 마련을 요구한다.

관리 인력 수가 수렵 신청 인원보다 크게 부족한 까닭이다.

사고 대부분이 수렵기간 내 안전 부주의에서 비롯하면서 엽사들의 교육강화도 필요하다. 일부 엽사는 총기 발사안전 장치를 잠그지 않고 이동한다. 이럴 경우 방아쇠가 나뭇가지에 걸려 오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목표 표적 확인 절차도 지키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도내 활동 중인 한 엽사는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엽사들이 종종 있는데 이런 경우 총기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절차를 지켜야 한다”며 “밤에 활동할 경우 확인이 어려워 사전답사 등 수렵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생생물관리협회 관계자는 “총기사고는 대부분 사용자의 안전 불감증이 원인이 된다”며 “지자체나 경찰 등 각 관계기관에서 마련한 안전 관리 수칙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옥천 권혁두·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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