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2일간 단식한 남자
382일간 단식한 남자
  • 김희준 청주 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 승인 2023.11.1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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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김희준 청주 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김희준 청주 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무려 1년 넘게 음식을 안 먹고 살아남고 거기다가 살도 빠진 사람이 실제 있다. 1939년 스코틀랜드에서 한 남자아이가 태어났는데 이름은 앵거스 바비에리다. 이 아이는 어릴 때부터 살이 점점 쪘고, 27세쯤에는 무려 207kg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온몸 여기저기에 문제가 생겨서 생명에도 지장이 올 정도였다. 결국 앵거스는 매리필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병원에서 의사를 만난 앵거스는 자신은 음식을 아예 안 먹는 것도 가능하다라고 말을 했고, 의사 입장에서도 어차피 얼마 못 버틸 테니 얼마든지 해보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단식이 시작되었다. 며칠을 지나 몇 주를 버티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통원치료로 바꿔 주기적으로 병원에 와서 건강 체크를 받았다. 크게 이상이 없었다.

물론 이 와중에 그냥 굶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음식을 먹은 적은 없고, 의사가 처방해준 종합비타민제, 전해질, 필수 아미노산 섭취를 위한 효모를 먹었다. 이건 우리 몸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라 챙겨서 먹어주지 않으면 죽는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칼로리가 없는 홍차, 커피, 탄산수 등은 마셨다고 한다. 대변은 보긴 봤는데 40일이나 50일에 한 번 정도 봤다고 한다.

그럼 이 단식을 얼마나 했을까? 382일로 1년하고도 17일이다. 이렇게 해서 207kg에서 82kg까지 무려 125kg를 감량했고, 하루 327g, 한 달로는 10kg 정도를 감량했다.

1971년 기네스 세계 기록에 최장 단식으로 기록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그 기록이 유지되고 있다. 그럼 단식 이후에 요요가 오거나 건강이 나빠지지는 않았을까? 28세에 다이어트 성공 후에 5년 후에도 82kg에서 88kg로 증가하긴 했는데 거의 유지에 성공했다. 이후 결혼해서 아기 둘 낳고 잘 살았고, 1990년 정도에 5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당시 앵거스를 진료했던 주치의가 낸 연구 논문도 있다. 이 연구를 보면 8개월간 앵거스를 추적관찰 하였고,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하였다. 혈당 혈중 포타슘 수치 등 거의 모든 수치들이 정상이었고, 혈중 마그네슘 농도가 약간 낮긴 했지만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단식이 모두 종료된 후에도 건강상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일단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는 이유가 크게 보면 1) 에너지를 얻는 것 2) 우리 몸에서 만들 수 없지만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비타민, 미네랄 등을 섭취하는 것인데, 2번 필수 비타민 등은 의사가 처방해줬고, 결국 1) 활동하기 위한 에너지만 필요한데 앵거스의 몸에 이미 에너지가 많이 저장되어 있었다. 바로 지방이다. 이 지방을 태워서 에너지로 사용했던 것이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다이어트가 된 것이다.

그럼 우리 모두 굶어서 살을 빼면 될까? 아쉽게도 이건 아주 예외적인 경우다. 기네스에 오를 정도로 아주 특수한 경우고, 사실 이 이후에는 기네스 측에서도 위험성 때문에 이쪽 분야 도전을 전혀 권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사람은 정말 기적적으로 요요가 오지 않았지만 거의 대부분의 단식 다이어트의 끝은 폭식이고, 대사적응으로 인한 감량 효율 감소로 추후 똑같이 먹어도 살이 더 찌는 현상도 일어난다. 또 기적적인 것은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었다는 것인데 대부분은 이렇게 단식을 하면 탈모, 생리불순, 면역질환 등 몸에 다양한 문제가 생기고, 절대로 건강에 이상이 없이 끝나지는 않는다. 단식 다이어트는 절대로 권장하지 않는 이유다. 맛있게 먹고 즐기면서 살려면 단식까지는 아니더라도 평상시에 절제를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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