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외면받는 네타냐휴
국민 외면받는 네타냐휴
  • 권혁두 기자
  • 승인 2023.11.1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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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권혁두 국장
권혁두 국장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자 민간인 희생은 안중에도 없는 무자비한 전쟁광으로 낙인찍혀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지지는 하늘을 찌른다. 최근에는 지지율이 80%를 넘어 차기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하마스와의 전쟁을 강행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어떨까?

푸틴의 처지와 정반대다. 최근 유력 이스라엘 언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에 대한 지지율은 27%로 제1야당 대표(49%)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민 76%는 네타냐후가 총리직에서 사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직 총리가, 그것도 전쟁을 수행하는 와중에 국민으로부터 이토록 불신을 받은 사례는 찾기 어렵다.

그는 팔레스타인에 대해서 만큼은 한결같은 매파였다. 1991년 최연소 기록을 세우며 총리에 당선됐을 때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초강경 정책을 앞세워 건국의 영웅인 시몬 페레스를 꺽었다.

그가 1999년 실각했다가 2009년 총리에 복귀해 2022년까지 장기 집권하는 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의 무력충돌은 일상이 돼버렸다. 팔레스타인 비무장화를 주장하고 팔레스타인 거주지에 이스라엘 정착촌을 늘려 간 탓이 컸다.

2014년에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백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해 국제사회가 들끓기도 했다.

그에겐 부패 정치인 꼬리표도 달려있다. 2016년 뇌물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해는 금품수수 혐의로 재판장에 섰다.

부인도 남편못지 않다. 혈세로 지인에게 호화 선물을 하고 공금 10만 달러를 들여 유명 셰프를 부르는 등 일탈을 일삼아 국민의 눈밖에 난지 오래됐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총리직 유지에 실패했다.

장기집권이 막을 내리는 듯 했으나 이내 기사회생 했다. 팔레스타인과의 공생보다는 말살을 외치는 극우정당들과의 연정이 그의 정치생명을 연장시킨 산소통이 됐다.

그는 `물샐틈 없는 안보'를 국정의 핵심과제로 설정하고 내각 요직을 극우 인사들로 채웠다. 그리고는 대법원 확정 판결도 의회에서 반대하면 무효화할 수 있는 전근대적 사법 개혁을 추진해 국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있다.

이 와중에 지난달 하마스의 야만적인 공격이 터진 것이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국가안보를 위해 사법부 권한까지 제한하겠다고 한 네타냐휴 정부가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속절없이 당하자 인내의 한계를 드러낸 듯 하다.

휴전 여론이 이스라엘 국내에서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네타냐휴의 정치적 위기가 전쟁을 장기화하는 가장 큰 동인이 되고있다. 전쟁이 일단락 되면 그는 총리실에서 재판장으로 직행해야 할 처지가 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최대한 전쟁을 오래 끌어 격앙된 여론을 식히고 전쟁에서 국민의 공감을 얻을 성과를 내 자신에 대한 탄핵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이 그의 마지막 카드일 터이다.

세계 최고 정보력을 자랑하는 이스라엘 첩보기관들이 하마스의 재래식 공격을 낌새도 채지못해 무방비로 당한 것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국방장관 등 요직에 극우진영의 무능한 인물을 기용한 네타냐후의 코드 인사가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지구촌을 재앙으로 몰아넣는 두개의 전쟁은 장기전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대세이고, 동북아에 또 하나의 전선이 생길 수도 있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제3의 전쟁이 터질 동북아 국가는 어디일까?

국방예산을 다룰 국회 예결위에 출석한 국방부 장관이 스마트폰으로 주식 거래 내용을 확인하다가 카메라에 잡혀 여론의 질타를 받고있다. 여느 나라보다 두 전쟁의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국가의 국방장관이 보인 유유자적에 국민은 불안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넋놓고 있다가 어설픈 기습에 속절없이 당하고 국제사회가 반대하는 전쟁을 치르면서 내부 단합도 못하는 이스라엘의 정치를 장황하게 언급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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