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파도에 치킨 날러유~”
“고파도에 치킨 날러유~”
  • 김영택 기자
  • 승인 2023.11.09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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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바다 7㎣ 가로질러 배달 … 13일부터 16차례 서비스
서산시 도심항공교통 테스트 베드 유치 등 드론 활용 확대
물에서 7km 가량 떨어진 서해 가로림만 중간에 있는 충남 서산시 팔봉면 고파도에 배달음식과 생활용품 등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실증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일 고파도 주민이 드론으로 배송된 치킨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물에서 7km 가량 떨어진 서해 가로림만 중간에 있는 충남 서산시 팔봉면 고파도에 배달음식과 생활용품 등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실증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일 고파도 주민이 드론으로 배송된 치킨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서산시 팔봉면 고파도는 서해 가로림만 중간에 위치해 있다.

전체 70가구 101명의 주민이 살고 있지만 고파도에는 식당이 없다. 생활용품을 파는 가게가 있었지만 7~8년 전 문을 닫았다.

그래서 이 마을 주민들은 평소 치킨이나 피자, 짜장면·탕수육·족발 같은 배달음식을 먹을 수 없다. 필요한 생활용품도 작정하고 뭍으로 나가야 살 수 있다.

하지만 지난 8일 오후 1시 40분쯤 이 마을에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고파도 마을회관으로 치킨 2마리가 배달됐다. 배달은 드론으로 이뤄졌다.

육지에 있는 지곡면 중왕리 포구에서 드론이 치킨을 싣고 바다 위로 약 7㎞를 날아온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해진 것은 서산시의 `드론 배송 서비스' 상용화 덕분이다. 고파도에서 스마트폰 앱 `서산 날러유'를 통해 매주 화·수요일 배달 음식이나 생활용품 등을 주문하면 중리포구에 있는 드론배송업체 직원이 물건을 구매해 오전 10·11시와 오후 1·2시에 드론에 실어 보내주고 있다.

중리포구를 이륙한 드론이 바다 위 30m 상공을 시속 약 36㎞ 속도로 날아 고파도에 도착하기까지는 12분가량 걸린다.

지난달 13일 첫 드론 운행 후 지금까지 16차례 배송이 이뤄졌다. 최근에는 식용유와 밀가루를 배송받아 비가 오는 날 전을 부쳐 나눠 먹기도 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이날 치킨을 먹은 이덕선씨(67)는 “섬에서 치킨을 배달시켜 먹는 것을 꿈도 못 꿨다”며 “더 많은 양의 물건도 배달됐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배달 드론은 날개가 6개인 헥사콥터로 한 번에 4~5㎏만 배송할 수 있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고파도 드론 배송 서비스가 주민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도심항공교통(UAM) 실증 가늠터(테스트 베드)를 유치하고 대산 석유화학공단 환경민원 대응 등에도 드론을 활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산 김영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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