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 사라지는 충북도
`관피아' 사라지는 충북도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3.11.0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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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8기 김영환 지사 취임 후 전무
공무원 조직 “인사적체 심화” 떨떠름

민선 8기 충북도에서 `관피아'가 사라지고 있다. 사실상 도지사가 임면권을 행사하는 도 산하 출자·출연기관장들이 외부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이를 인사적체 출구로 여겼던 공무원 조직은 떨떠름한 표정이다. 관피아는 관료와 이탈리아 범죄조직인 마피아의 합성어로 공직을 퇴직한 사람이 관련 기업에 재취업, 학연·지연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마피아처럼 거대한 세력을 구축하는 행태를 비판할 때 쓰인다.

김영환 지사가 취임한 지난해 7월 이후 충북개발공사, 충북신용보증재단, 충북테크노파크,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 충북문화재단 등 출자·출연기관장이 교체됐다. 도 산하 출자·출연기관은 모두 14곳이다.

도 산하 출연기관의 장 자리는 정년을 채우지 않고 명예 퇴직하는 간부 공무원들을 임명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으나 김 지사 취임 이후 퇴직 공무원 낙하산 인사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다음달 중 임기가 끝나는 충북문화재연구원장과 충북과학기술혁신원장은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인데 두 자리 역시 퇴직을 앞둔 공무원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 민선7기 때 임용된 현재 두 기관의 원장은 공무원 출신이다.

이같은 김 지사의 인사 기조를 반영하면 퇴직 공무원이 원장인 서울 충북학사도 외부 인사로 교체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 원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충북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과학기술혁신원장은 오는 8일까지 공모한 뒤 22일 이전에 인사청문회를 요청할 예정이다. 인사청문회는 오는 27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충북학사 원장까지 교체를 마무리하면 의사를 채용하는 청주의료원과 충주의료원을 제외한 10개 출연기관 중 퇴직 공무원 출신 기관장은 충북기업진흥원장만 남게 된다.

출연기관은 아니지만 충북도립대 총장 자리 역시 퇴직 공무원 자리로 여겨졌으나 김 지사는 지난 7월 정치인 출신 김용수 전 서울경제진흥원 상임이사를 기용했다.

여론의 눈총을 받던 관피아가 사라지면서 도 산하 출연기관의 분위기 쇄신과 혁신에 관한 기대가 커지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전문성이 부족한 일부 기관장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퇴로'가 막힌 공무원 조직은 인사적체가 심화할 것이라며 동요하고 있다. 한 공무원은 “정년을 앞당겨 퇴직한 뒤 산하 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후배 공무원들의 길을 터주곤 했는데, 이제는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 공무원은 “출연기관 발전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힌 채용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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