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억 전세사기 일당 무더기 적발
19억 전세사기 일당 무더기 적발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3.10.3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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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수원 등서 다세대주택 5채 무자본 갭투자
업자 구속 - 공범 4명·중개사 19명 불구속 송치
대부분 연말부터 순차 계약 종료 피해 확산 우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전국적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청주에서도 유사사례가 발생해 피해 확산이 우려된다.

전세사기 수법으로 수십억원을 가로챈 부동산 임대업자와 이를 도운 중개업자 19명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는데, 추가 피해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충북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30일 부동산 임대업자 A씨를 사기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A씨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청주와 수원 등지에서 다세대주택 5채를 매수한 뒤 20여명의 임차인을 속여 전세보증금 19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선순위 보증금 액수, 근저당권 등 권리관계를 허위로 고지하는 수법으로 보증금을 제때 받을 수 있다고 임차인을 속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은행 대출금으로 노후 건물을 사들여 리모델링한 뒤 전세 세입자를 모집하고 이후 임차인이 준 보증금으로 주택을 늘려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명의를 빌려 바지 임대업자를 세우는 치밀함도 보였다.

A씨는 현재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바지 임대업자 등 범행에 가담한 공범 4명에겐 A씨와 같은 혐의를, 이들의 임대 거래를 도운 공인중개사 19명은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송치했다.

문제는 전세계약 대부분이 올해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종료되는데 선순위 임차인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 피해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 사건 외에도 청주는 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지역이 많은 터라 전세 사기나 보증사고 피해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주택자금 조달계획서(2020년~2022년 8월)를 보면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 80%를 넘긴 갭 투기 거래는 청주시가 전체 12만1553건 중 5390건을 차지했다.

전국에서 서울 강서구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집값 하락기에 전세가율이 높으면 전세 보증금이 집값을 추월하는 이른바 `깡통전세' 위험이 커져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청주시 상당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신흥지구에 위험한 매물이 많아 다가구 주택은 거래하지 않고 있다”며 “등기부등본을 떼보면 융자 비율이 높거나 임차권등기명령(임대차 계약이 끝난 뒤에도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해 임차권을 명시하는 장치)이 설정된 주택이 수두룩하다”고 전했다.

다른 공인중개사는 “당장은 조용하지만 집값 상승세가 꺾인 상황이라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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