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단양 등 충북 북부지역에 천둥을 동반한 요란한 가을비와 함께 우박이 쏟아지면서 농작물 등이 큰 피해를 입었다.
29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20분부터 이날 오전까지 제천에 18.8㎜, 단양은 42.5㎜의 많은 가을비가 내렸다.
비와 함께 천둥과 돌풍은 물론 우박까지 내렸다. 지역에 따라 밤톨만한 우박이 내린 곳도 있어 비닐하우스와 과수 피해가 잇따랐다.
제천에서는 26일 오후 5시20분쯤 1~3㎝ 안팎의 우박이 관측됐다. 청풍면과 송학면 등지에선 5~15분간 1~2차례 밤톨만한 우박이 떨어지기도 했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곳은 봉양읍과 청풍면, 수산면, 송학면 등 농촌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선 배추, 무 등 농사를 짓는 대부분의 가구가 크고 작은 농작물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풍면에 사는 김모씨(68)는 “배추 5000포기 등을 키우고 있었는데 이번 우박으로 초토화됐다”며 “현재로선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전 10시까지 제천지역 피해 면적은 30㏊로 집계됐다. 현재 각 지역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피해상황이 속속 접수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낙뢰 피해도 잇따라 전날 오후 9시30분쯤 신호등 19개가 작동이 중단됐다. 이날 오전까지 17곳은 복구를 마쳤으나 2곳은 수리·교체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장락동, 교동, 동현동 일대 수돗물에서 뿌연 물(탁수)이 나온다는 민원도 계속되고 있다. 시 수도사업소는 낙뢰가 수도관로를 충격, 수압변동에 따라 수도관 내 침전물로 탁한 물이 나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단양군에서도 직경 1㎝ 내외의 우박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수확기를 맞은 사과 농가가 집중 피해를 당했다. 일부 지역은 과수원이 초토화됐을 정도로 피해를 입었다.
한 과수농민은 “올해 착과가 좋아 풍년 수확을 기대했는데 우박 피해로 물거품이 됐다”고 허탈해했다.
배추 역시 우박으로 피해를 입어 출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단양지역에서는 대강면과 단성면 지역에 피해가 집중된 상황으로 현재 피해상황을 집계 중이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는 161농가 70㏊에 달한다고 군은 설명했다.
/제천 이준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