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지도자 어디 없습니까?
이런 지도자 어디 없습니까?
  • 강병민 청주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무국장
  • 승인 2023.10.2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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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談
강병민 청주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무국장
강병민 청주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무국장

 

오는 31일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등 최근 일련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보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책임지려는 정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에 실망한 일부 시민들은 각자도생의 한국 사회, 심지어 무정부 상태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답답하기만 하던 시점에 지난 21일 행복실현 지방 정부협의회 소속 단체장들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행복도 상위국가인 북유럽 3개국의 행복정책을 연구하고 벤치마킹해 시민들이 행복을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한다는 취지이다.

청주시와 충청북도도 행복실현 지방정부 협의회에 가입되어 있는지 모르지만, 시민과 도민의 행복을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부탁드린다.

스웨덴은 위도가 높아 해가 진 밤 10시에도 어두워지지 않는 백야현상으로 우리에게 더 알려진 나라다.

한때 많은 스웨덴 국민이 척박한 땅에서 돌밭을 일구다 지쳐 포기하고 떠나기도 했다고 한다.

최연혁(남스톡홀름대 정치학) 교수에 의하면, 1946년, 2차 세계대전 직후 당선된 45세 젊은 총리, 타게 에를란데르는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을 한자리에 불렀다. 학자, 언론인, 법률가, 환경운동가, 은행가, 상인, 농부, 그곳에 초대받지 못한 사람은 없었다.

특히 기업대표와 노조 대표와 소통하며 기업가가 몰랐던 노동자의 사정, 노동자가 몰랐던 기업가의 고충을 나누었다.

23년간 지속한 만남을 통해 노사정 합의를 이루어 끊이지 않던 파업도 완전히 사라졌다.

총리는 “나는 돈보다 사람을 믿는다”라며 싸워 이겨야만 삶을 지킬 수 있다고 믿었던 벼랑 끝의 사람들에게 집중했다.

“육아, 의료, 교육, 주거 등의 문제가 사람들의 발목을 잡지 않아야 개인뿐만 아니라 나라가 최대한 성장할 수 있다”라며 아이를 돌보아야 했던 여성들, 몸이 불편한 사람들, 고등교육을 받지 못했던 노동자들, 그리고 그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했다.

그 결과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라며 `아동수당연금', `전 국민 무상의료보험'으로 환자를 시민으로, 초등학교부터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무상교육,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집이라며 `주택수강법'을 실시했다.

타게 에를란데르는 스웨덴 국민의 아버지이다.

“국가는 모든 국민을 위한 좋은 집이 되어야 한다. 그 집에서는 누구든 특권의식을 느끼지 않으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한다.

모두가 수긍할 때까지 끝장토론으로 합의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국민에게 공개했다.

국민 모두를 상대로 수십 년간 설득하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내는 나라가 되었지만 국민이 자발적으로 지갑을 열게 한 것이다.

23년간 11번의 선거에서 승리한 최장수 총리는 1969년 만류하는 국민을 뒤로하고 스스로 정치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여생을 보낼 자기 집 한 채도 없었다고 한다.

이런 지도자를 가진 스웨덴 국민들을 부러워 하는 건 사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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