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확실성과 지역경제
글로벌 불확실성과 지역경제
  • 엄경철 선임기자
  • 승인 2023.10.1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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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민선 8기 충북도가 출범 1년 만에 30조가 넘는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김영환 지사의 임기내 60조원 유치 공약의 절반이 넘는 33조원 투자유치를 달성했다. 지난 6월까지의 민선 8기 투자유치 실적이다.

내세울 만한 자원이 마땅치 않은 충북은 오랫동안 기업유치에 매진했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업유치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지방도시가 인구감소와 지역경제 위축을 겪고 있을 때 충북은 성장가도에 있었다. 민선 8기에도 지방도시 난제를 해소해 줄 투자유치는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국내외 경제 난기류를 만났다.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국제경제가 흔들리면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충북경제가 영향을 받고 있다.

내수경기까지 불안정하다. 물가 불안은 기업은 물론 가계까지 흔들어놓고 있다.

최근에는 중동분쟁이 큰 변수가 됐다. 중동분쟁이 장기화되거나 확전으로 이어질 경우 유가가 치솟을 수 있다. 오일쇼크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충북과 같은 지방도시가 서울 등 대도시보다 더 심한 타격을 받는다.

유가가 급등하면 물가상승으로 이어진다.

충북의 경우 유가는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충북의 물가상승률은 6%대를 기록했다. 당시 전국 평균 5%대인 점을 감안할 때 최대 1% 이상 차이가 났다.

대도시는 대중교통수단 의존도가 높지만 충북 같은 지방중소도시는 교통인프라 부족으로 대중교통 의존도가 떨어진다.

지방중소도시민들이 대중교통 이용보다 자가운전 비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대도시보다 유류비 지출 비중이 높은 지방중소도시의 물가상승률이 높아진다.

올 상반기 유가가 안정을 찾자 충북의 물가상승률은 2%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9월부터 2개월째 3%대를 이어가고 있다. 중동분쟁으로 국제유가 급등이 우려되면서 지역물가 상승모드는 지속될 수 있다. 높은 물가는 지역의 소규모 기업들까지 옥죄고 있다. 생산단가가 높아지면서 문을 닫는 소규모 사업장들이 줄지 않고 있다.

민선 8기가 자랑했던 기업유치도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역연고 대기업, 중견기업들이 다른 지역으로 추가 투자에 나서고 있다.

투자조건이 더 좋은 곳으로 이동하고 있어 신규 투자유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지역 기업들도 인력난으로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충북의 빈일자리율(1.7%)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각한 수준이다.

물가상승에 따른 인건비 상승 부담은 자영업자들을 지역경제현장에서 몰아내고 있다. 물가상승으로 지역민들은 실질임금 하락을 피부로 느낀다.

이처럼 충북경제는 수십조 투자유치라는 화려한 외형을 갖췄지만 내면은 혹한기의 한복판에 있다.

엄중한 지역경제를 추스려보겠다고 김영환 지사가 경제참모를 새로 기용했지만 지역경제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김 지사가 제대로 지역경제가 처한 현실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김 지사가 지역경제계 목소리를 듣고 수용하고 개선점을 찾으려는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지역경제계의 중론이다.

그러니 경제참모인들 위기의 지역경제에 뭔 도움이 되겠느냐는 것이다.

지역경제계는 내년 경제를 더 걱정하고 있다.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지역경제가 더욱 어려워진다고 하니 비상상황 수준에서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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