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위해 졸업 미뤘는데 돈까지 내야하나”
“취업 위해 졸업 미뤘는데 돈까지 내야하나”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3.10.10 2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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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개 국립대 중 9곳 졸업유예제 운영
충남대 46만4천·충북대 33만원 가장 비싸
제주대 0원·서울대 미운영… 대학별 제각각

#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충북대 4학년 박모씨(26). 군 제대 직후부터 취업 준비에 매달렸지만 가중된 취업난에 아직 맘에 드는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졸업 때까지 원하는 취업이 안되면 졸업을 미루고 학교에 남아 취업준비를 이어갈 생각입니다.”

박씨는 제때 취업에 실패하면 졸업을 유예 할 생각이다. 졸업생보다는 재학생 신분이 취업에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박씨는 “졸업을 미루고 학교에 남을 경우 수십만원의 졸업유예금을 학교에 내야할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처럼 취업준비를 위해 졸업을 미루고 대학에 남는 대학생들에게 받는 졸업유예금이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충남대와 충북대의 졸업 유예금은 전국 10개 국립대 가운데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무소속 김남국 의원이 밝힌 충남대의 지난해 졸업유예금은 46만4000원으로 전국 10개 국립대학교 가운데 가장 비쌌다.

이어 충북대 33만원, 경북대 28만원 순이었고 전남대가 15만4000원으로 가장 적었다.

반면 제주대는 졸업유예금을 받지 않고 있으며 서울대는 졸업유예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등 대학별로 졸업유예제도 운영에 큰 차이를 보였다.

졸업유예제도는 졸업요건을 충족한 대학생도 졸업유예생 자격으로 학교에 남을 수 있게 한 제도로 지난 2018년 도입됐다.

보통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학적을 유지하면서 취업 준비를 하기 위해 이 제도를 이용한다.

졸업유예를 신청하면 학점을 이수하지 않더라도 재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졸업유예를 할 경우 학교에 따라 졸업유예금을 내야 한다. 문제는 이 졸업유예금이 적지 않아 학생 부담이 적지 않은데다 대학마다 액수도, 기준도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대학에서는 졸업 유예생들이 학교 시설을 사용하기 때문에 졸업유예금을 받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취업난을 겪는 학생들이 신청하는 제도를 대학이 재정수입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군은 “취업이 안돼 졸업을 미루면서 다시 부모님께 손을 내밀어야 하는게 죄송하다”며 “학교에 남아 시설을 이용한다고 돈을 받는 자체가 학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충북대 한 관계자는 “취업을 위해 학생들이 졸업을 미루는 상황에 돈까지 부담해야 하는게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졸업유예금은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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