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각지대,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복지사각지대,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 박동주 청주시 금천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 승인 2023.10.0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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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주 청주시 금천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박동주 청주시 금천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지난달 8일 전주의 한 빌라에서 40대 여성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 화제가 된 것은 사망 시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한 여성 옆에 여성의 자녀로 보이는 4살 가량의 아이가 의식불명으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발견된 아이는 출생신고도 되지 않은 이른바 `미등록 아동'이었다.

지난 6월 수원에서 발생한 영아 시신 냉장고 유기 사건의 사망자 역시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미등록 아동이었다. 이 사건으로 보건복지부와 지자체, 경찰이 연계하여 전국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였다.

예방접종 통합관리시스템에 임시 신생아번호를 부여받고 출생신고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아이들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

하지만 전주에서 발견된 아이는 의료기관 등의 출생기록이 없어 임시신생아 번호를 부여받지 못해 전수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아이였다.

이 아이의 모친으로 보이는 사망자는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웠던 싱글맘으로 질병과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여성은 기초생활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등 복지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7월 수개월 동안 공과금 등의 체납으로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에 포착되어 위기가구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지자체에서 여러번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고 해당 다가구주택에 방문하였지만 호수를 알 수 없어 만나지 못해 이처럼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 정부에서는 위기가구, 통합사례관리 등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주민등록 사실조사를 통해 출생 미등록 아동 확인도 같이 조사하고 있다.

청주시에서도 복지정책과와 청주복지재단, 충청에너지서비스가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 발굴·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각종 복지사업과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사건처럼 여전히 빈틈은 존재하고 있다.

많은 공무원들과 많은 사회단체들이 이 빈틈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안타까운 사건들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로 취약한 계층은 복지 서비스를 신청할 의지나 정보가 매우 부족하여 이 같은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는 것 같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역 사정에 밝은 지역 토박이나 이·통장을 중심으로 위기가정 발굴을 돕는 유연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면·동이 아닌 더 작은 사회집단으로 빈틈을 줄이고 대략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이 아닌 집중적이고 촘촘한 접근으로 정말 도움이 필요한 위기의 가정을 더 실질적으로 파악하고 도움을 주는 것이다.

모든 아이들의 출생이 축복받고, 모든 사망자들이 외롭고 쓸쓸한 죽음이 되지 않도록 공무원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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