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고 악랄한 가짜뉴스
지독하고 악랄한 가짜뉴스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3.09.26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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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내일부터 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된다. 명절은 고단한 삶의 현장에서 잠시 벗어나 가족·친척 간 또는 친구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이면서 민생의 현실을 토로할 수 있는 여론형성의 장이다.

쓰디쓴 소주에 정치·경제·사회·안보 등의 이야기는 결코 빠질 수 없는 단골 안주다. 그래서 명절은 정치권에 대한 민심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이번 추석 명절 민심 분위기는 요즘 정치권의 작태만 봐도 현미경이다. 소주 한 잔씩 마시면서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소주 한 병째부터 정치권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진다.

사실상 작금의 여·야 정치는 막장이 따로 없다. 여당은 제1야당 대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면서 적군을 내홍에 빠뜨리는 작전에 성공했다. 야당도 맞불 작전으로 이태원 참사와 잼버리 부실 운영 논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여당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을, 야당은 `정치보복(政治報復)'을 주장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민심은 여·야 어느 편도 아니다. 내년 총선 지지율만 봐도 별반 차이가 없다. 협치는 온데간데 없고 서로를 비난하고 죽이기에 혈안이 된 정치판을 국민들이 곱게 볼 리 만무하다.

소주병이 두 병, 세 병 늘어나면서 경제 문제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경제는 지난 2분기 가구 실질소득 하락폭 신기록을 세웠다. 세수도 지난 7월까지 43조원이 펑크가 났고 수출은 11개월째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가계부채 비율은 G20 국가 중 두 번째로 높다. 국내 500대 기업의 하반기 대학 졸업자 신규 채용 계획도 10곳 중 6곳은 없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경제가 바람 앞에 촛불이다. 국민의 삶이 고단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들어 국민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안보 환경 역시도 안줏감이다. 현 정부 들어 우리나라는 신냉전 진지를 구축하고 있는 미국의 안보 전략에 휘말리면서 북한과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다. 북한은 툭하면 동해, 서해로 미사일을 쏘아올린다.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에만 의존했던 국가 안보를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군사동맹을 맺은 적이 없는 일본에게까지 틈새를 내주려 하고 있다. 한반도를 집어삼켰던 일본에게 우리의 안보를 맡긴다는 것 자체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격이다. 만일에라도 이 땅에 또다시 전쟁이 터진다면 6·25전쟁 때 목숨도 아끼지 않을 만큼 진심이었던 21개국 유엔군처럼 일본도 싸워줄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지금 이순간도 한반도에서 한 번 더 전쟁이 터지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나라가 일본인 줄 모르고 동반자적 관계니 뭐니 떠드는 정치인들이 한심할 따름이다.

총선을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여·야 정치권은 이번 추석 명절에도 민심 호도를 위한 뻔뻔함을 드러낼 것이다. `힘든 경제를 살리고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해 주고 자유와 평화를 지킬 수 있는 당은 우리 당 뿐'이라고 선동할 것이 뻔하다. 이보다 더 지독하고 악랄한 가짜뉴스는 없다.

지난 23일부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다. 우리 국가대표 1140명이 출전해 선전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신신당부 드린다. 이번 추석 명절만큼은 오로지 국위선양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면서 우리 스스로 이 나라의 국력을 다지는 데 힘을 모아 주고 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들의 현란한 혓바닥 놀림에는 절대 놀아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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