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반도체산업 `K-바이오'
제2의 반도체산업 `K-바이오'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3.09.25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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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보건복지부가 언론으로부터 백신과 신약 개발 지원에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자 화들짝 놀라 해명에 나섰다.

앞서 머니투데이는 지난 20일자 보도를 통해 정부가 내후년까지 1조원 규모로 육성하겠다던 K-바이오백신 펀드의 내년 정부 예산이 0원으로 책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500억원, 올해 100억원에 이어 내년 예산안 편성에는 아예 없어진 것으로 정부의 바이오산업 육성 의지에 의구심이 든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18일 보도에서는 `바이오 강국 먼 얘기?, 임상 시험 예산 반토막, 신약 사다리 끊긴다'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정부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의 새해 예산을 57% 삭감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공익적 목적의 임상 시험을 지원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으로 암과 난치성 질환과 함께 코로나19 등 감염병 백신 및 신약의 개발과 지원을 한다.

머니투데이는 이 재단에 당초 편성될 예정이던 67억6200만원의 예산 중 57%인 38억6000만원이 전격 삭감돼 재단이 계획했던 주요 신약 및 백신 프로젝트 관련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이틀간 정부의 바이오 신약 및 백신 관련 정책에 대한 비판 기사가 나오자 복지부가 부랴부랴 설명자료를 냈다. 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임상 수요 감소로 인해 임상 시험 지원 예산은 효율화하고 제약업계와 연구기관에 지원할 R&D예산 191억원을 신규 편성하며 K-바이오백신펀드는 (미진한)조성 현황을 고려해 편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5년까지 K-바이오백신펀드 1조원 조성과 제2의 반도체산업으로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반박보다는 정부 예산 운용 계획의 변경에 따른 부득이한 `조치'였음을 알린 셈이다.

K-바이오백신 산업은 복지부가 앞서 자료에서 밝힌 대로 윤석열 정부가 제2의 반도체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천명한 차세대 제1순위 국가 정책 지원 산업이다.

윤 대통령의 포부는 원대하다. 대통령은 지난 6월 수출전략회의에서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산업 수준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세부 계획도 수립됐다. 2027년까지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신약 2개 창출, 글로벌 50대 제약기업 3곳 육성, 의약품 수출 2배 달성 등을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6대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게 목표다.

그런데 정부가 밝힌 2027년까지의 `제2 반도체 육성 시간표'는 어째 제대로 지켜질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아직 인적 구성도 하지못한 디지털바이오헬스 혁신위원회, 당초 계획의 4분의 1에도 못미쳐 주간사마저 이탈한 1조원 K-바이오백신펀드, 불투명한 신약 개발 로드맵 등 넘어야 할 산에 반에반도 다다르지 못한 것 같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미국의 대처를 주목해야 한다. 미국은 자국 제약사들에게 우리 돈 수조원을 예산으로 긴급 편성, 국회 만장일치로 지원해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수십년이 걸리는 백신을 `초스피드'로 개발해 냈다. 그리고 미국의 제약사들은 전세계에 백신을 팔아 투자금액의 10배나 되는 돈을 모두 회수했다.

고작 100억원도 못되는 예산을 삭감하며 `효율성'을 찾기보다는 보다 과감하고 미래지향적인 투자가 따라야 제2의 반도체산업이 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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