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크기에서 우주 크기로 확장시켜 보자
인간 크기에서 우주 크기로 확장시켜 보자
  •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 승인 2023.09.13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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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어린 시절 어둑해지는 시골마을 골목길에서 추운 줄도 모르고 동네 아이들과 담벼락 사이에 숨기도 하며 놀았다. 그 동네를 떠난 후에도 그 추억이 그리워 다시 가보았다. 그리고 골목길에 들어서며 놀랐다. 아니, 골목길이 이렇게 좁았던가? 담벼락이 이렇게 낮았었나? 내가 숨었던 곳이 이 전봇대 뒤쪽이었는데 어떻게 이 뒤에 숨어 있었지?

우리가 인식하는 주변의 세상은 모두 인간의 스케일(100 즉 1m의 크기)과 관련이 되어 있다.

우리가 사는 집과 자동차도 인간의 크기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개미 크기만큼 작다면 우리에게 보이는 세상은 지금과 확실히 다른 모습일 것이다. 개미가 볼 때 우리는 어마어마한 크기일 것이고 우리가 사는 집과 자동차도 다르게 보일 것이다.

오늘은 우리의 눈을 들어 우주를 바라보자. 우리의 스케일을 10배씩 확장시켜 간다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지구의 크기를 넘 우주로 나아가보자.

10배 확장한 10m 공간, 즉,101의 세상은 내게 익숙한 사무실이다. 다시 10배 확장한 100m 공간, 즉 102의 세상은 내 주변, 내 일터 자연과학교육원이 보인다. 주변의 나무와 건물이 들어온다. 다시 10배 확장해보자. 1000m 즉 1㎞, 103의 세상은 인근 도시 안의 친숙한 장소가 보인다. 도로와 공원, 도청 등. 다시 10배 확장해볼까? 10㎞, 즉 104의 세상은 수십만명이 사는 청주의 집과 일터가 보이는 수준이다. 아! 저기가 보은 방향이구나, 아! 이쪽이 서청주인가 가늠하는 수준이다. 다시 10배를 확장한 105의 세상은 비행기를 타고 청주 상공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것 같은 모습이다.

106아나운서가 날씨 예보를 하는 뉴스를 볼 때 자주 나오던 우리나라의 인공위성 사진 모습이 나타나는 규모이다. 분명 저 속에 100즉 1m 크기 단위의 내가 있건만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있건만, 사람의 손으로 만든 건물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107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보여줄 정도의 지구 모습이 나타난다. 파란 하늘과 구름이 보일 정도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지구의 모습은 1967년 무렵이 되어서야 비로소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108다시 10배 확장시키면 지구 전체의 모습이 정중앙에 들어오며 마치 우주 전체에 지구만 고립되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주변에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고 우리의 지구만 선명하고 강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스케일이다.

다시 10배 확장해보자. 109이제 지구는 가운데 하나의 작은 점으로 보이고 주변을 도는 달의 공전 궤도가 눈에 들어온다. 인류가 지금까지 개척하여 밟아 본 가장 먼 곳, 달! 다시 10배 확장해보자. 1010지구는 이제 점으로도 표시되지 않을 정도로 멀리 확장되어버렸다. 이제 보이는 공간은 지구가 4일 동안 공전하며 지나가는 길 전체를 포함할 정도로 큰 공간을 보여줄 만큼 확장되어버렸으며 달의 공전 궤도는 그 궤적에 묻혀 버리는 수준이다.

이렇게 10배씩 확장해나가면 지구가 약 6주동안 이동해야하는 1011의 스케일, 거대한 목성의 경로가 살짝 드러나며 내행성계가 한눈에 보이게 되는 1012의 스케일, 외행성계를 포함하는 1013의 스케일을 지나 태양계 전체가 가운데에 하나의 점으로 나타나는 1014 1015 1016크기의 스케일과 1017 1018 1019로 확장이 되며 더 이상 우리 태양계를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하게 멀어져서 배경처럼 보이게 된다. 나는 어디 있는가? 내 존재의 크기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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