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에는 소크라테스가 돼라
인공지능 시대에는 소크라테스가 돼라
  • 이영숙 시인
  • 승인 2023.09.10 16: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상 엿보기
이영숙 시인
이영숙 시인

 

인간들에게 삶은 정말 한 번뿐이라서 이렇듯 절실하게 욕망하는 걸까? 비행기 한 대가 거친 기계음을 내며 나지막이 날아간다. 곧 저 기능도 진일보하여 땅과 하늘을 오가는 날개 자동차의 출현도 멀지 않다. 4차산업혁명과 AI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과학과 철학, 문학 분야의 도서를 연계하여 시리즈로 읽다 보니 조금씩 맥이 잡힌다.

지식채널e에서 방영한 조나단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를 다룬 부분이 있어서 집중해서 시청했다. 조나단 스위프트는 《걸리버 여행기》 3부 라퓨타를 통해 미래 인간세상을 예측했다.

“기존의 방법대로 한다면 예술적 창작이나 과학적 성취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든 사람이 안다. 그러나 레가도 연구소에 있는 단어 조합기를 활용하면 그런 작업은 식은 죽 먹기다. 무지한 사람도 약간의 노력만 한다면 철학, 시, 정치, 법률 이론서를 창작할 수 있다.”라는 그 가상이 300년 후 현실이 되었으니 놀라운 선견지명이다.

4부 휴이넘은 인간보다 지능이 뛰어난 말들이 다스리는 나라이다. `거짓말'이라는 단어가 없을 정도로 탐욕도 없고 이성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완벽하고 청정한 곳이다. 말들이 야후(짐승 같은 인간)를 부리며 지배하는 세상으로 야후는 탐욕, 욕망으로 가득한 흉측한 동물인 우리 인간을 상징한다. 《걸리버 여행기》는 다가올 세상을 예고한 시추 작품이다. 작품에서 언급한 `야후'라는 말이 인터넷 검색 엔진으로 출현하고 레가도 연구소의 단어 조합기는 2022년에 등장한 Chat GPT를 쉽게 떠올린다. 데이터 수집과 확보에 효율성은 있겠으나 지식도 생산라인처럼 부품화되고 정보 기능으로 전환되는 것 같아 다소 씁쓸하다.

Chat GPT가 안정화에 들면서 지식창고로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니 어느 분야든 노력만 하면 사회적 담론에 참여할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메타버스에서 부캐로 활동하는 시간이 많지만, 시를 읽고 철학과 문학을 공부하며 인문학을 옆구리에 끼고 사는 것은, 그 것이 창의력의 동력이기 때문이다.

한지우는 《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에서 우리나라 정규교육도 4차산업혁명이 요구하는 인재상인 창의성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며 카이스트 융합인재학부 정재승 교수의 교육방식을 예로 든다.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학교가 지정한 책(70%), 자신이 선정한 책(30%), 총 100권을 읽고 감상평을 남기는 인문학 방식이다.

지난 시간에 학생들에게 스티브잡스의 애플사 로고, `한 잎 먹은 사과' 그림을 보여주며 스티브잡스의 정신을 생각해보자고 했더니 저학년은 사과는 맛있고 탐스럽다. 그러나 먹어보지 않으면 그 맛을 알 수 없다. 애플의 아이폰도 엣지 있고 성능 좋지만, 사용하지 않고는 알 수 없다고 추론했고 고학년은 하나님이 먹지 말라는 에덴동산의 선악과(사과)를 따먹은 아담의 사과를 상징하며 신세계에 대한 눈뜸이다. 창조는 규칙을 뒤집은 반역에서 나오는데 그것이 애플의 아이폰일 것이라고 추론했다. 놀라운 것은 그 근거를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에서 찾았다는 점이다.

실리콘밸리 스티브잡스는 왜 소크라테스를 찾았는가? AI 인공지능 시대의 오아시스는 이제 철학적 사유,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창의력이다. 멀티지능의 인문쟁이(Fuzzy)가 되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