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떡볶이
아무튼 떡볶이
  • 오승교 중원교육문화원 사서
  • 승인 2023.09.0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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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 읽기
오승교 중원교육문화원 사서
오승교 중원교육문화원 사서

 

9월은 독서의 달이다. 전국 대부분 도서관은 9월에 많은 행사를 운영하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된다.

우리 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8월에 많은 날을 초과 근무까지 하며 9월을 준비했다. 그런 어느 날 모두가 바쁜 업무 중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였다. 나도 모르게 “아 떡볶이 먹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공감했었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 떡볶이'(요조 저)는 평범한 음식이지만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떡볶이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다. 어렸을 적에 갔던 학교 앞 분식집, 지금도 너무 자주 가서 사장님과 친해진 분식집, 혼자 가기에 좋은 분식집 등 다양한 분식집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일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작가이기 이전에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가수이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음악은 매우 몽롱하기도 하고, 선율은 매우 서정적이다. 그런데 또 가만히 듣다 보면 매우 차분해지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를 음악으로 먼저 알아서 그런지 책의 느낌도 굉장히 조용하면서 차분한 느낌을 받았다. 음악으로 비유하자면 분명 하나의 음인데 다양한 음이 들리는 듯한 매력을 느꼈다.

`의미와 무의미는 정말이지 뫼비우스의 띠 같다. 무의미한가 싶으면 의미라고 의미한가 싶으면 무의미하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다. 떡볶이라는 음식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전혀 특별한 음식이 아니다. 하지만 또 어느 순간에는 비싸고 고급스러운 어느 음식보다도 특별한 역할을 한다. 저자가 떡볶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생 역시도 뫼비우스의 띠처럼 평범함이 특별함이 되고 또 특별함이 평범함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제목은 그냥 떡볶이가 아니다. `아무튼'이라는 부사로 강조하고 있다. 아무튼의 사전적 의미는 `의견이나 일의 성질, 형편, 상태 따위가 어떻게 되어 있든'이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해석하자면 모든 상황에 상관 없이란 뜻으로 해석된다. 예를 들어 우리는 가끔 치킨이 꼭 먹고 싶은 날이 있다. 그날이 우울한 날 일수도 있고, 기쁜 날 일수도 있고, 축구 중계가 있는 날 일수도 있다. 그런데 뭐가 됐든 그날은 치킨을 먹어야 하는 날이다. 그리고 아무튼 먹고 나면 행복했던 기억이 한 두 번쯤 모두 있을 것이다.

서두에 말했듯 일이 고될 때 생각났던 떡볶이는 `아무튼'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 준다. 이처럼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은 특별한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음식, 언제나 반겨주는 친구, 쉽게 즐길 수 있는 평범한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독서의 달을 맞이하여 작가, 가수, 책방 운영자인 저자를 오는 11일에 초청하여 강연을 진행한다. 우리가 연예인이라고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저자의 인생 스토리는 어떨지 매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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