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인격
말과 인격
  • 방선호 수필가
  • 승인 2023.08.2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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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방선호 수필가
방선호 수필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면 생각 및 감정과 말, 그리고 행동이다.

텅 빈 마음에서 생각과 감정이 일어나고 그 생각과 감정에 따라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행위의 전부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겉으로 드러나는 인간의 말과 행동이 반드시 속마음이나 속생각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속마음은 울면서 겉으로 웃고, 속마음은 싫어하는데 겉으로는 좋다는 말을 내뱉을 수 있는 게 인간이다.

모든 인간이 하늘이 명한 내면의 본 성품을 지니고 있다.

인간을 신의 창조성을 갖춘 만물의 영장인 동시에 동물적인 어두운 욕망에 흔들리는 지독히 이기적이면서도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의 말과 행동이 품고 있는 저의를 정확하게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추어야만 바른 인간관계는 물론이고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 낭패를 보는 일이 없다.

뜨거운 국을 마시면서 `아~ 시원하다.'고 말하는 경우처럼 말과 행동은 문화적 배경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하며 독특할 수 있음이다.

그럴 뿐만 아니라 속으로는 칼을 품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따뜻한 말과 부드러운 웃음을 지을 수도 있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 얼마든지 사실을 부풀리거나 책임지지 못할 말을 하는 등 인간의 말과 행동을 이해라는 데는 실로 복잡하고도 미묘하다.

마음속에서 순수의식을 회복하고 전인적 인간으로 거듭나는 방법은 특별할 것이 없다.

이미 누구나가 잘 아는 동서고금의 모든 종교 수행법들이 바로 순수의식 회복을 궁극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는 방법 중 간단 명료하면서도 강력한 수행법이 바로 우리 민족이 지향했던 지감(止感)과 조식(調息), 금촉(禁觸)이다.

지감은 들뜨고 흐트러지고 탁해진 생각과 감정을 멈추고 그침으로써 마음을 조정하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림으로써 마음을 챙기면 그뿐이다. 그러면 날뛰던 생각과 감정이 더 커지거나 번지는 일이 없다.

생각과 감정의 물결이 너무 거센 까닭에 알아차림의 지감만으로 쉽게 멈춰지지 않으면 생각과 감정의 에너지원인 날뛰는 기(氣)를 가라앉히면 된다.

방법은 조식 즉, 기와 함께 들떠 날뛰는 호흡을 고르고 가라앉히는 것이다. 호흡하는 방법을 굳이 배울 필요는 없다.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가운데 고요한 호흡을 지향하면 된다.

마지막 조식으로는 호흡과 기가 고요해지지 않고 생각과 감정이 평온해지지 않는다면 잠시 그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일그러진 마음으로 문제를 풀면 풀수록 더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각과 감정을 뒤흔드는 목전 상황과의 접촉을 금함으로써 생각과 감정을 추스르고 마음에 평정심을 갖는 것이 금촉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뒤흔드는 일과의 접촉 자체를 미연에 금하는 것, 즉 계율을 지키는 것도 금촉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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