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사라지고 있다
지방이 사라지고 있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3.08.2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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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금란 부국장
김금란 부국장

 

넘치는 게 사람이다. 그런데 지방엔 사람이 없다. 지방에 있는 기업에는 일할 사람이 없다. 지방대학에는 학생이 없다. 일자리가 있어도, 취업률이 높은 첨단학과가 있어도 지방에는 사람이 없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은 출산장려금은 물론 거주공간도 제공한다.

전남 화순군은 올해 청년 인구 유입과 주거 안정을 위해 `1만원 임대주택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군이 보증금(4800만원)과 예치금(88만원)을 지원하고 입주자는 월 1만원의 임대료와 관리비만 내면 거주할 수 있다.

`1만원 임대주택 사업'은 화순군이 민간아파트를 임대해 신혼부부와 청년들을 대상으로 월 1만원의 임대료만 받고 재임대를 해주는 형식이다.

입주 대상은 만 18~49세 이하 청년이나 신혼부부이며 올해부터 4년간 총 400가구를 공급한다.

전남 나주시와 신안군도 임대 주택 사업에 뛰어들었다.

나주시는 나주지역 사업장에 일자리를 얻고 전입하는 18~45세 청년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임대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임대보증금은 나주시가 전액 지원하며 임차인은 매월 관리비만 부담하면 되는 이른바 `0원 주택'이다. 신안군도 연립임대주택 19호를 월 1만원의 임대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충북도는 올해 1월 1일 이후 도내에서 태어난 아기에 대해 5년에 걸쳐 1000만원의 출산육아수당을 지원한다.

2023년 출생아는 300만원, 1세가 되면 100만원, 2~4세 각 200만원씩 매년 지원한다.

괴산군은 지난해까지 2000만원이던 셋째 아이 이상 출산장려금을 올해 5000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임신·출산 지원에 관한 조례'를 지난 4월 제정했다.

정우택 국회부의장(국민의힘)은 인구소멸과 청년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법률안에는 지방자치단체장(지자체장)이 관할 구역에 대한 최저임금을 최대 2배까지 상향적용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연구자료 `지방소멸위험 지역의 최근 현황과 특징'(이상호·이나경)을 보면 2023년 2월 기준 소멸위험 시군구는 118곳으로 전체 228개 시군구의 약 52%를 차지한다. 충북은 11개 시군 가운데 소멸위험 진입 3곳, 소멸 고위험 5곳 총 8곳으로 소멸위험 시군구의 비중은 72.7%로 나타났다.

지방의 인구 감소는 곧 지방대학의 위기와 직결된다.

학령인구 감소는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학에게는 생존의 문제다.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 수밖에 없다.

입학만해도 장학금을 주고 기숙사비를 면제해주는 것은 기본이다. 부산 동명대학교는 2024학년도 ICT 융합대학(컴퓨터공학과, 게임공학과, 게임그래픽학과, 미래자동차학과, 전기제어학부) 신입생 전원에게 4년 동안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대학 측은 글로컬 대학으로의 도약을 견인할 혁신선도 학과의 교육혁신에 창의적으로 동참할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위함이라고 밝혔다.

내년도 대입 정원은 47만여명. 하지만 대학 입학 가능 인구는 37만명에 불과하다.

충북 역시 도내 대학 16곳의 신입생 모집 정원은 2만986명이지만 올해 고3 학생 수는 겨우 1만2359명. 대학 정원이 입학 가능 학생 수보다 8000여명이 많다.

지방엔 학생도, 청년도 없다.

학생이 없는 학교는 사라질 위기에 처했고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기계를 멈춰야 하는 처지다.

서울 등 수도권은 우리 나라 전체 국토의 12.1%에 불과하지만 총인구의 절반 이상인 50.3%가 거주하고 있다.

청년(20~39세) 인구의 55.0%, 취업자수 50.5%,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 86.9%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산업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지역인구가 감소하는 요인 1위는 일자리 부족(39.9%)이었다.

지방은 기업이 없어 인재 유출이 심각하다고 여기고 기업은 인재가 없어 지방으로 이전을 못하겠다는 실정이다. 수없이 쏟아낸 법률안에도 지방 소멸을 막지 못하고 있다면 정치인들이 헛다리를 짚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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