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빼앗기는 시나리오
독도를 빼앗기는 시나리오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3.08.22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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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미국 국방부가 “앞으로 한국의 동해 바다에서 훈련할 때 동해가 아닌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하는 것이 맞고 이는 미국 정부 기관들의 정책”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미 국방부의 논리대로라면 일본해에 속해 있는 독도는 일본 땅이 된다. 그래서 일본은 독도 인근 바다에서 마음대로 군사 훈련을 할 수 있고 일본 어민들도 마음껏 어업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국제사회에도 대놓고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실정임에도 우리 정부는 “동해 표기에 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해 왔고 앞으로도 훈련 해역 표기에 관해서는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는 어정쩡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일본이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하는 것이야 무시한다고 쳐도 미국까지 독도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고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주권을 강탈당하는 매우 심각한 얘기일 수 있다. 그런데도 미적지근한 우리 정부의 대응은 어떠한 계산법에서 나오는 것인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다.

가뜩이나 독도 분쟁에 대해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터키, 러시아,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스폐인, 인도, 남아프리카,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베트남 등 알만한 세계 여러 나라들이 누구 편도 들지 않고 있는 마당에 미국이라는 세계 최강국이 일본 편을 들어준다는 것은 일제강점기로부터 해방된 지 78년째를 맞은 대한민국에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불과 일주일 전 제78회 광복절을 맞아 이종찬 광복회장이 일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뉴라이트 진영에서 주장하는 `1948년 건국론'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이 1948년에 건국을 했다면 1948년 이전에는 나라가 없었다는 얘기가 되고 이는 곧 일본의 한반도 점령이 정당화된다. 그리되면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일본의 주장이 맞는 게 되고 위안부 문제도 일본 인권을 일본 국민이 혹사한 격이 된다”고 지적했다. 지극히 맞는 말씀이고 공감이 가는 말씀이다.

관련 뉴스를 검색하던 중 한 네티즌이 독도가 완전하게 일본 땅이 되는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올려 관심 있게 읽어 보았다.

시나리오는 미국 국방부가 일본해라고 표기한 동해 바다에서 한·미·일 3국이 군사 훈련을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군사 훈련 중 일본군이 군함 고장을 핑계로 독도에 긴급 피항 요청을 한다. 우리 국방부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일본군의 독도 상륙을 허가해 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일본군이 나가지 않고 버틴다. 그리고는 실수 처럼 위장한 의도적 도발로 우리 해경과 무력 충돌을 일으킨다. 애초부터 작정하고 일으킨 무력 충돌인지라 당연히 일본군이 승리하고 우리 해경은 철수한다.

일본 편인 미군은 모르는 척하다가 한·미·일 긴급 정상회담을 추진해서 서로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달랜다.

그러는 사이 일본은 독도를 실효 지배하기 시작한다. 일본은 미국의 도움으로 국제사회의 승인을 거쳐 독도 수복을 세계만방에 널리 알린다. 독도는 지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 자연스럽게 일본 땅이 된다.

국내 일부 언론들은 한 달 동안 1면에 대서 특필한다. 독도를 일본에 빼앗겨 분통한 애국지사 여러 명이 혈서를 쓰고 자살하지만 언론 통제로 인해 어느 신문이나 방송에도 보도되지 않는다.

재미있긴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아예 없는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데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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