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암담하다
미래가 암담하다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3.08.15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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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대한민국은 일본제국으로부터 35년간 숱한 탄압과 수모를 당하면서 식민 통치를 받았던 뼈아픈 역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제의 식민 통치가 없었으면 지금의 선진 대한민국은 없었다”는 주장을 펴면서 자나 깨나 일본을 찬양하는 세력들이 이 땅에 대거 존재하고 있다.

어떤 유튜브 극우단체는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강제 동원됐던 성 노예 위안부가 성폭력 피해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독일 베를린까지 날아가 평화의 소녀상 철거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일본 도쿄에 날아가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지지한다며 일장기를 흔들어 댄다.

누구라고 지칭할 수는 없지만 최근 들어 친일파 후손으로 거론되고 있는 일부 정치인들은 과거 조상의 잘못을 반성하는 것은 고사하고 되레 대놓고 친일을 정당화하기 위해 무단히도 애쓰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극우 유튜브 단체들이야 앞뒤 따지지 않고 그저 돈에만 집착하는 문외한들로 여기면 된다. 그러나 이 나라를 이끌어 가고 있는 정치인들까지 이 땅을 짓밟았던 일본을 찬양한다면 문제는 크다.

필자는 일반 국민이든 정치인이든 초등학교 때부터 줄기차게 배워온 뼈아픈 역사를 외면한 채 일제 식민 통치 시절을 미화하면서 일본을 찬양하는 이들 세력들의 실체가 매우 의심스럽다.

사실상 일제 식민 통치 시절 한반도 땅으로 넘어와 산 일본인은 1944년 5월 1일 기준으로 71만명에 달했다. 이 중 해방이 된 후에도 46만명이 남한에 거주했고 이들 가운데 39.5%는 지식인 계층이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인적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남한 땅에 남아 있는 일본인들에게 재산과 특권을 모두 보장해 주었다. 결국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상층 지배구조를 장악했다.

필자는 이들과 그 후손들이 이 나라를 좀먹는 친일 세력으로 고착화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이들 친일 세력들이 아직도 우리 사회 전반을 지배하면서 국론 분열과 갈등의 원인을 부추기고 있는 일제의 잔재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지난 8월 15일은 일제 식민 통치로부터 해방되고 빛을 되찾은 지 78년째가 된 광복절이었다.

광복절은 우리 민족이 35년간 기나긴 세월의 일제 식민 통치에서 벗어나 독립하면서 국권을 회복한 날이다. 광복절은 그 하루만이라도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순국선열의 공헌과 희생을 기리는 날이다. 광복절은 주권을 빼앗긴 나라의 처지가 얼마나 불행하고 비참했던가를 다시금 기억하고 또다시 나라를 잃는 역사를 후손에게 물려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짐하는 날이다.

선현들이 이르기를 “나라는 멸할 수 있으나 역사는 멸할 수 없다”고 했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일본의 압제하에 글을 빼앗기고 창씨 개명으로 이름까지 빼앗긴 역사, 피땀 흘려 지어놓은 농사를 수탈당해 배고픔의 세월을 보낸 역사, 어린 처녀들이 위안부로 끌려가 처참한 성 노예 생활을 했던 역사, 젊은 장정들이 징용으로 끌려가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총알받이로 목숨을 잃었던 역사를 서서히 잊고 있다.

단 하루만이라도 과거 일제의 만행을 지탄하고 진실성 있는 사과를 촉구해야 할 광복절마저도 해가 갈수록 그 의미가 퇴색되면서 단순한 휴일, 가족 여행을 계획하는 날로 치부되어 가고 있다. 그러는 사이 일본이라는 나라는 35년간 한반도를 식민 통치했던 100년 전처럼 또다시 군사 대국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거늘 대한민국 이 땅의 미래가 암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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