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디지털산업 발굴 여행문화로 연결 땐 세계화 성큼
新 디지털산업 발굴 여행문화로 연결 땐 세계화 성큼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3.07.31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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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록문화유산 직지 청주이 미래유산 C-콘텐츠로
⑥ 직지, C-콘텐츠로 무장하라
청주여행 분석… MZ세대 감성·생활밀착형 여행지 선호
골목·여행·기록 키워드 직지특구 운천동 로컬 강화 절실
강민식 박사 “직지 간행 흥덕사 · 취암사 연계 연구 필요”
변광섭 대표 “유네스코까지 글로벌 디지로그 거리 특화”
금속활자 주조 시연을 하고 있다.
금속활자 주조 시연을 하고 있다.
여주시 취암사지 빈터(위)와 절터에 남겨진 유물들.
여주시 취암사지 빈터(위)와 절터에 남겨진 유물들.

 

파리에서 취재하며 만난 직지는 그동안 청주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해왔던 직지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청주라는 좁은 공간에서 만나 온 직지는 `금속활자본으로 가장 오래된 책'에 한정돼 있다면 타국에서 만난 직지는 책을 넘어 기록과 시대정신으로 가치를 증명하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세계인쇄사를 장식하는 `옛 책'의 의미만이 아니라 `유네스코 직지상'을 계기로 미래가치를 담보하며 세계 속 인류문명 유물로 지평을 넓혀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국제사회에서의 직지 위상을 청주만의 미래가치로 이어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파리 취재를 마치고 돌아와 가장 먼저 여주 취암사(지)를 찾았다. 고달사(지)에 딸린 이 절은 백운화상이 제자 법린과 `직지'를 집필한 곳이다. 고달사(지)를 지나 고래산 중턱에서 만난 취암사는 빈터와 흩어져 있는 유물들, 발굴조사 중이라는 현수막이 절터였음을 알려주었다. 푸른 천막으로 덮인 폐사지는 인적도 없이 쓸쓸했지만, 한때 고승을 뵙고자 수많은 이들이 고개를 넘어왔을 것이다.

노년의 백운화상은 취암사에서 마지막을 보낸다. 그리고 입적 후 3년 뒤인 1377년 7월 금속활자본 직지가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됐고, 1년 후인 1378년 6월경 목판본 직지가 취암사에서 간행되면서 직지 비교연구도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금속활자본 직지가 상·하권 중 하권만 남아있는 것과 달리 목판본 직지는 총 3권이 전해지며 그중 장서각 소장 목판본이 가장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두 책의 상관관계를 풀어줄 중요한 열쇠다. 고려라는 시대성과 역사성을 담보한 직지는 우리가 알고 있던 직지 그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강민식 박사(역사학자)는 “직지의 금속활자본과 목판본은 내용은 같지만 서문의 유무, 묘덕이란 인물의 중첩, 목판본에 기록된 다양한 인물들을 연구한다면 직지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며 “현재 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취암사는 출토유물을 지켜봐야겠지만 직지가 목판보다 금속활자로 먼저 제작된 배경, 흥덕사와 취암사 간의 직지 간행 연결고리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청주시와 여주시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직지를 과거에 가두지 않고 청주만의 콘텐츠로 연결할 수 있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청주시는 운천동 직지특구 조성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운천동은 2007년 7월 직지문화특구로 지정, 2017년 유네스코기록유산센터 유치 성공, 2018년 도시재생뉴딜사업과 운리단길 조성 문화도시조성사업 등 특구 기반조성사업을 해왔다.

또한 고 직지문화제, 직지문화교육, 홍보 프로그램 운영으로 직지역사문화를 연계한 관광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특화된 콘텐츠가 부족하고 새로운 문화관광 여행지로의 가능성은 미흡하다는 분석이다. 청주문화재단은 청주문화도시조성사업을 추진하며 연구한 직지특구 운천동 특성화 전략으로 `골목'과 `여행', `기록'을 키워드로 꼽았다. 이는 한국관광공사의 관광트렌드 및 청주여행 콘텐츠를 종합 분석한 결과로 △청주지역만의 명확한 여행 콘셉트 도출 및 브랜드 개발 필요 △개인 취향 존중의 로컬 중심 관광테마 발굴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깊이 있는 콘텐츠로 관광 경쟁력 강화를 지적했다.

또 이런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운천동만의 장소적 특수성을 유지하고 그 동네만의 문화정체성을 만들기 위해 골목관광콘텐츠 확대와 주민 관광 지역상인의 공존공생 생태계조성, 매력적인 거리 조성으로 일상이 여행문화로 연결되는 운천동으로 특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변광섭 청주문화재단 대표는 “50년 만에 파리에서 직지가 전시되면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지금 직지의 고장 청주를 다시 설계할 절호의 기회다”며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를 세계 허브로 만들어 디지로그를 도입한 국제대학을 운영하고 흥덕초등학교를 과감히 수용해 직지부터 유네스코까지 글로벌 디지로그 거리로 특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대에 맞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직지와 반도체를 결합한 디지털산업이라면 직지 세계화도 가능하다는 견해다.

변광섭 청주문화재단 대표
변광섭 청주문화재단 대표

 

변 대표는 “직지 콘텐츠를 확장해 청주종이와 청주활자를 콘텐츠화하고 디지털산업을 관광화하는 전략으로 직지특구 세계화에 나서야 한다”면서 “직지와 관련된 사업에 시민들이 참여해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시스템을 유연하게 만들어줌으로써 창의적이고 상상력을 불어넣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기술이 발전하면서 직지의 부재를 스마트한 직지의 모습도 구현할 수 있어졌다. 전시를 통해 문화강국의 이미지는 물론 직지를 매개로 한 과학 자긍심을 높이고 확산시켜야 한다”면서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지역에서 공론화가 필요하다. 직지를 종교적 가치가 아니라 문화적 가치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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