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제가치국평천하
수신제가치국평천하
  • 권소진 청주시 청원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 승인 2023.07.3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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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진 청주시 청원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권소진 청주시 청원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복지란 사람답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의 질에 대한 기준을 말한다. 복지제도는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모든 사회적, 제도적 노력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필자는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복지제도 시행을 위해 읍·면·동 및 시·군·구에서 복지행정분야의 관리 및 집행업무를 맡고 있다.

필자가 동 행정복지센터 맞춤형 복지팀 소속으로 근무할 당시 복지 대상자의 생활실태를 파악을 위해 가정 방문할 일이 자주 있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가정은 알코올 중독으로 집안을 전혀 정리하지 않아 쓰레기 집으로 만든 장년 1인 가구와 정기적인 사회활동이 없음에도 항상 본인의 용모와 집안을 깔끔하게 정돈해놓고 사는 독거노인이었다. 고독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한 사람은 일상을 파괴하는 길을 택했고, 다른 한 사람은 일상을 지키는 선택을 하였다. 이렇게 대비되는 두 가정을 방문할 때 떠오른 단어가 바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였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란 몸이 닦인 후에 집안이 가지런해지고 그 후에 나라가 다스려지고 그 다음에 천하가 화평해진다는 뜻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보통 대선 후보나 고위 공직자의 뼈를 때리는 말로 쓰이곤 하지만 속뜻을 제대로 본다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서 핵심은 수신(修身)이다. 이 말은 사회적 지도자에게 국한된 표현이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의 몸가짐을 바르게 하는 데 힘쓴다면 평천하(平天下)는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복지제도의 개선 등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한 개인적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개인적 차원의 노력이란 쉽게 말해 `자기 관리'를 뜻한다. 여기에서 자기 관리를 영어 공부, 다이어트 등과 같이 거창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매일 아침 이불을 정리하는 것, 식사를 마친 후 이를 닦고 설거지를 하는 것, 지저분한 손톱, 발톱을 정리하는 것, 매일 30분간 산책을 하는 것, 주기적으로 집안을 청소하는 것 등이 모두 자기관리이다.

앞서 언급한 것들은 소중한 일상을 지키는 행위이며 약간의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인간 경영과 자기 계발에 기념비적인 업적을 남긴 데일 카네기는 `데일 카네기의 자기관리론'에서 `오늘에 충실하라'라는 말을 한다. 그는 `우리의 주요 임무는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것을 보지 않고 당장 눈앞에 명확히 보이는 것을 실행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현재에서 살아가기를 미루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미루어둔 현재는 이내 후회스러운 과거가 되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가중시킨다. 현재에 충실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인생을 시스템화 시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간단한 자기관리 행위들을 루틴화시켜 습관으로 만들면 큰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도 자신에게 중요한 일들을 해나갈 수 있다.

매일 작은 성취감을 느끼면서 오늘을 충실하게 살아내는 것만이 미래를 준비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지금이라도 침대에서 일어나 이불을 정리하고 물 한잔 마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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