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70주년 휴전협정일
씁쓸한 70주년 휴전협정일
  •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 승인 2023.07.2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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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2023년 7월 27일 오늘은 1953년 휴전협정이 체결되고 7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전면전이 70년이 되도록 이례적으로 멈추어 있다는 것은 매우 다행이면서도 전쟁을 명확히 종료시키지 못해 남북교류협력과 평화를 확실히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서글픈 현실입니다.

휴전협정으로 남북분단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으니 법적 분단을 논한다면 전쟁 후 휴전선에 의한 분단 70주년이 되는 것이고, 사실상 분단을 말한다면 일제강점으로부터 독립 후 분단이 시작되었으니 1945년까지 더 거슬러 38선에 의한 분단 78주년이 됩니다.

보통 전쟁 종료 후 전쟁책임과 평화상태를 명확히 정하는 것이 평화(강화) 조약(협정)인데, 조약의 체결이 늦은 편이었던 2차 세계대전은 종료 후 6년 후인 195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체결되었습니다. 냉전의 시작이자 현대사회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은 종전되지 않았으니 아직 평화협정은 체결될 수 없고, 아주 이례적으로 휴전협정의 상태가 사실상의 평화로 구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평화는 임시적인 평화이기 때문에 언제든 깨질 수 있고, 비교적 확실하고 영구적인 평화상태를 조성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남북 상호 신뢰에 의한 실질적 평화론에 기반해야 통일을 위한 과도기 조치로 평화협정이 휴전협정을 대체할 수 있고, 이후 남북 정상 합의에 따라 통일을 위한 실무협의가 지속적으로 성실히 작동되어 통일을 준비하게 되고, 실질평화에 따른 신뢰가 굳건해져서 남북통일합의서 등으로 통일이 진행되면서 통일헌법까지 마련되어야 한반도 통일을 형식적으로라도 이룰 수 있습니다.

이렇게 대외적으로 `통일'을 이루더라도 주변국의 관여가 있을 수밖에 없어 많은 시간과 산고를 견뎌내야 합니다. 그 후에는 남북 주민이 하나가 되는 `통합'의 조치들이 어려운 문제일 것입니다. 아직도 휴전 70주년인데, 통일과 통합을 위한 거대한 논의들은 현 정세에서는 요원합니다. 1995년이 분단 50주년이어서 통일의 원년으로 삼자는 이야기가 있었고, 장차 2045년은 분단 100주년이니 정말 통일의 원년으로 삼고 준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입니다. 너무 시간이 지나면 그에 따라 세대간 통일에 대한 염원과 소통이 단절될 수 있어 분단이 완전히 고착될 우려도 있습니다. 너무 늦지 않게 남북 대화가 진전되어 계속되고, 통일을 위한 담론을 교육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계속 이어나가야 합니다. 2045년에 분단 100주년이라는 말이 없어야 합니다.

`먼저 온 통일'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나요. 우리 주변에 북한이탈주민은 같은 국민으로, 가까운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특성 때문에 쉽게 지나치지만, 찾아보고자 하면 내 바로 옆에 있습니다. 그들을 모른다고, 어려움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그들에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가 도움을 청하지 않고 감수하기도 하고, 도움이 있는지도 잘 모르기에 드러나지 않기도 합니다. 이들이 남한에 정착해서 성공했다 것은 우리가 알고 지냈지만 북한이탈주민인 것을 몰랐던 사람이라는 것과 같은 말인데, 그야말로 하늘에서 별따기입니다. 이들의 출발이 우리와 불평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많이 도와주어야 합니다.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에게 관심과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차별을 지나친다면 형식적으로 통일이 와도 그 많은 북한 주민들을 우리는 포용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내부적으로 국민의 의식으로는 통일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죠. 북한이탈주민을 배려하고, 일정 부분의 희생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이 통일을 위한 준비입니다. 스스로를 `조난자'라고 표현한 북한이탈주민이 차별 때문에 대한민국에서도 정착할 수 없다면 이 사실을 안 북한 주민들은 통일을 원하지 않을 것이고, 이러한 일들이 알려져 통일이 되지 않을까봐, 북한 주민들이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지 못할까봐 두렵다는 말을 명심하고 있는 70주년 휴전협정일이 참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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