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通分母(공통분모)
共通分母(공통분모)
  • 강석범 청주 복대중학교 교감
  • 승인 2023.07.2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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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강석범 청주 복대중학교 교감
강석범 청주 복대중학교 교감

 

“회장님이시죠? 충북대 미술과 진익송입니다. 제가 학교 근처에 와있는데 시간 되시면 잠깐 차 한잔할 수 있을까요?” 정말 뜬금없다는 말이 이런 경우다. 물론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사이긴 하지만 말이다.

학교 앞 카페에서 반갑게 맞이해주신다. “오랜만이죠? 예전에 프랑스 출국하는 공항에서 뵈었는데 전시 일정은 잘 마치고 오셨나요?”“네 덕분에요~ 감사합니다. 오늘 어쩐 일이신지요?” “차 한 잔 먼저 하시죠~, 사실 지난번 공통분모 전시회를 보고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 지역에 이렇게 멋진 그룹이 있었는데 제가 몰랐습니다. 혹시 뉴욕 현대미술갤러리에서 전시 한 번 해보면 어떨까 해서요. 제반 사항은 제가 다 준비토록 하겠습니다. 아시겠지만 제가 뉴욕전시는 얼마든지 추진 가능한 사람이니, 먼저 회장님께 의견 드려봅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가슴이 뛴다. 뉴욕전이 설레기보다, 공통분모 미술 단체에 대한 지지에 너무 감사했다. 불행히도 진익송 교수님께서 하필 그 해, 다른 전시 관련 행사로 미국 체류 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시는 바람에 우리의 뉴욕전시는 결국 공수표가 되었다.

오프닝 행사 때 참석했던 미술협회 관계자분께서 물으신다. “몇 번째 전시죠?” “네? 글쎄요~ 세어보질 않아서….” 옆에서 장 화백님이 얼른 대답하신다. “이번이 열 번째입니다.” 우리 공통분모 전시가 벌써 10주년이 되었구나.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공통분모는 사실 지역 모임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출발했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중국에 직접 가서 전시하는 건 물론 해외 작가들을 초청해 대청호 미술관을 비롯하여 지역 미술관 등을 통해 꾸준히 교류를 해왔다. 해외뿐만이 아니다, 제주도를 포함 국내 여러 지역 미술 단체들과의 교류도 활발히 진행해왔다. 그동안 코로나로 전시 규모 폭이 대폭 위축되었는데 인적교류 자체가 힘드니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10주년을 의식하지 않았지만, 이번 전시는 특별히 기획부터 진지했다. 그동안 다소 형식적 또는 관계 중심 작가구성의 한계를 채크해보고, 10년 전 초창기 공통분모가 다짐했던 의미를 새겨 초대작가 선정에 더욱 신중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마침 코로나도 시들해졌고. 다시 시작할 명분과 주변 상황도 으›X 으›Xㅤ하는 `응원'이다. 뭐 엄청난 예술적 목적을 하진 않는다. 우리가 열심히 하면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는 노력이랄까? 혹시 모르지 않나? 인상주의 작가들이 프랑스 `Paris'라는 동네에서 아름아름 친구 하며 고민했던 흔적들이, 오늘날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듯, 우리 공통분모 또한 세월의 흐름 속에 미술 역사의 한 장면을 접어놓을 수 있을지.

오프닝 때 인사말을 했다. “내가 아는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참 공감이 갔는데, 말씀드려 볼게요. 예술세계의 승부는 빠르지 않답니다. 어찌 보면 예술에서 결국 승리하는 사람들은 100세 넘게 오래 사는 분들이랍니다. 그래야 더 많은 걸 보고 듣고, 만들고 한다는 거죠? 작업하다가 건강 잃으면 더 이상 작업도 못 합니다. 우리 공통분모가 그동안 왕성하게 활동했던 건, 여러 작가님이 건강하셨기 때문입니다. 10년 20년 뒤에도 지금의 공통분모답게 전시장을 채우려면 여러분의 건강이 최우선입니다.”

장마 기간, 다소 불편했음에도 전시에 적극 참여해주신 선, 후배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늘 깨어 있는 미술인들이 되고자 다짐한다.(공통분모를 진심으로 지지해주셨던 故 진익송교수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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