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福) 받는 법
복(福) 받는 법
  • 백범준 작명철학원 해우소 원장
  • 승인 2023.07.1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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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문앞에서
백범준 작명철학원 해우소 원장
백범준 작명철학원 해우소 원장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법(因緣法)의 함축이다. 인연법의 원리대로라면 복을 지으면 복을 받는다는 간단한 법칙이다. 언제나 말은 가깝고 빠르고 쉬우며 행동은 멀고도 더디며 난해하다. 그래서 오늘의 이야기는 필자가 귀동냥에 눈동냥으로 어깨너머로 배운 복 직접 지어 먹는 일종의 황금레시피다.

밥도 사먹든 빌어먹든 훔쳐 먹든 주워 먹든 어쨌거나 그 밥을 애초에 누군가는 지었을 것이다. 복도 그렇다. 일단 복을 짓고 보자는 것인데 이것을 작복(作福)이라 한다.

불교의 여섯 가지 실천수행법을 육바라밀(六波羅蜜)이라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보았기에 첫째 덕목으로 둔 것이 보시(布施)다. 자비심으로서 다른 이에게 베푼다는 것인데 이 보시는 크게는 세 가지로 나눈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가난한 이들에게 자신의 능력에 따라서 재물을 베푸는 보시는 재시(財施)다. 법시(法施)는 부처님의 말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행하는 보시이고 어려운 일을 당하고 있는 이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며 위로하는 보시는 무외시(無畏施)다. 이외에도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다는 일곱 가지 보시가 있다. 그 이름도 찬란한 무재칠시(無財七施)다. 빨리 알아보자.

사람을 대할 때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베푸는 것을 화안시(和眼施)라 한다. 미소도 웃음도 공덕이다. 말로써 베풀면 언시(言施)다. 천 냥 빚도 지지만 만 냥 빚도 갚을 수 있는 것 또한 말의 힘이다. 따뜻한 마음으로 베풀면 심시(心施)다. 좁아터진 마음일지라도 열어젖혀 타인을 위해 쪽방 한 칸 내주면 그곳이 극락이다. 눈으로 베풀면 안시(眼施)요 몸으로 도와 베풀면 신시(身施)다. 힘들어 하는 이가 눈에 밟혀 몸으로 도우면 그 공덕 딴 데 안 간다. 때와 장소를 양보해 베풀면 좌시(坐施)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몸뚱이 성하면 서서가면 된다. 상대방 마음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것은 찰시(察施)다. 과부마음은 홀아비 아녀도 알려고 들면 안다. 이것이 무재칠시다. 보시는 가장 중요한건 마무리에 있다. 베푼 후에 남을 위해 베풀어주었다는 생각조차도 버리라는 것인데 이것을 무주상보시(無主相布施)라 한다. 다 된 밥에 재 뿌리지 말고 다 된 죽에 코 빠뜨리지 말라는 얘기다.

지었으니 먹어보자. 복 받아 먹는 것은 수복(受福)이고 받은 복 아껴 쓰는 것은 석복(惜福)이라 한다. 석복이 중요하다. 제 아무리 큰 복일지라도 흥청망청 써대면 언젠가는 바닥날 것이다. 재수 없으면 120살까지 산다고 한다. 아끼고 또 아껴 써야 된다. 전생에 지은 복인지 미리 당겨쓰는 복인지는 몰라도 짓지도 않고 복 받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전생의 복이면 다행이지만 당겨 쓴 복이라면 조심해야한다. 일전에 가까운 스님에게 들은 바로는 복에도 이자(利子)가 붙는데 지은 복은 베풀면 베풀수록 복리이자가 붙어서 다시 돌아오고 당겨 쓴 복은 쓴 만큼에 고리(高利)가 붙어 추심(推尋)이 들어온다고 한다. 이번 생에 짓고 다 못 받아먹은 복도 당겨쓰고 못 다 갚은 복도 증여에 상속도 된단다. 자식한테라도 아니면 다음 생까지 이어진다는 얘긴데 이놈의 업(業)의 굴레는 한 생에 끝나는 법이 없다. 불교가 이래서 무섭고 이렇게 무섭다. 걱정마라. 또 방법은 있단다. 당연한 이치겠지만 전생의 지은 복인지 뭔지 모르지만 이번 생 짓지도 않은 복 받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면 지금부터 지으면 된다고 하신다. 이번 생에 사람 몸 받아 태어난 가장 큰 이유가 복 짓고 살라는 뜻이라 하신다.

뜬금없지만 필자는 소식가(小食家)다. 뭐든 조금만 먹어도 배부르다. 복 중에서 가장 큰 복은 인연복(因緣福)이라고 한다. 얼마 짓지도 않아서 나눠 먹을거리나 있을까 싶다만 내가 알고 나를 아는 소중한 인연들과 나눠먹다 가고 싶다. 복도 같이 먹어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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